공유기 사용은 불법?

Free 2005. 9. 2. 14:04

제목만 봐도 무슨 내용의 기사인지 감이 온다. 몇몇 분들은 "어이쿠, 이거 큰일났네. 당장 IP하나 더 신청해야겠네"하는 분들도 있겠으나.. 그렇진 않다. 걸릴때까지는 평상시대로 쭉 쓰면 그만이다.

내가 하려던 이야기는 기사 내용 중 녹색소비자연합에서 한 이야기와 맥락이 같다. 공유기 사용하면 안된다는 내용이 약관에 있다. 아마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약관을 읽지 않으니 못봤을런지도 모르겠다. 사실 약관에는 온통 "너희는 ~~하면 안된다. 우리는 ~~사고가 있어도 책임없다" 이 두가지 패턴 뿐이라 읽기에 지루하다. 야설만큼이나 집중해서 읽을만한 약관은 세상에 없다만, 초고속(과연?)인터넷 서비스 가입 약관은 특히나 더하다.

그렇다면 왜 공유기 사용을 못하게 하는 것일까?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리고 그 이유를 내가 알게 된다면 어쩌면 공유기 사용 금지가 당연하다고 생각할런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이해하려 해봐도, 공유기 사용 금지 이유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하나 들자. 방이 하나 있다. 내방이다. 그리 넓지 않지만 그럭저럭 두다리 쭉 뻗고 살만한 방이다. 방세는 냈다. 주인은 "이 방을 넓히려면 돈을 더 내야하지만, 이 방 크기 안에서 마음대로 사셔도 되요."라 한다. 더 큰 방은 그다지 필요 없다. 이정도 방 크기면 적당하다. 어느날 친구가 몇일 신세좀 지잔다. 너그러운 나는 친구를 들이고 둘이 방에 눕는다. 둘이 같이 쓰기에 둘 다 대[大]자로 뻗어 잘 수는 없다. 한사람은 팔을 모으고 자야한다. 하지만 뭐 어떠리. 방을 더 넓힐 생각은 없다. 멀리서 친척이 올라왔다. 사정이 이러저러하니 몇일 묵었으면 한다고 한다. 생판 남도 아니고 못본척 할 수 없다. 이제 방은 셋이서 쓴다. 셋 다 손을 모으고 자면 그럭저럭 잘만한 크기의 방이다. 방을 더 넓힐 생각은 없다. 돈이 더 들어가니까. 그 때 방주인이 문을 벌컥 열며 말한다. "당신, 계약서에 이 방은 한명만 써야 한다는것 못읽었나요? 두명이 더 들어와 있으니 그에 맞는 돈을 더 주세요".

qㅡㅛㅡ;p 이게 무슨 여관이냐. 가입비 내고, 매달 정액요금 내고 하면 월세방 아니냐. 식구가 더 늘었다고 돈을 더 받는게 어딨냐. 수도, 전기를 더 써서 돈을 더 내야 한다고? 세금을 방주인이 내주냐, 내가내지. 내가 이 월세방에서(가뜩이나 광고에서 보던 크기에 절반도 안되는 크기로 줄어들었으면서) 투명인간 동수랑 놀든, 여자친구랑 뒹굴든 방을 부수거나 이웃에 피해만 안주면 그게 무슨 죄가 되나.

사람은 참 간사하다. 분명 돈을 더 벌 수 있는 방법이 눈 앞에 있는데 그것을 취하지 못하면 손해라고 생각한다. "이익이 없다"와 "손해를 본다"는 엄연히 다른 말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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