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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14 하면 된다. 2
  2. 2010.06.14 노예 계약의 또다른 형태 3
  3. 2010.05.14 어이쿠
  4. 2010.05.13 작업 방침 2
  5. 2010.04.16 눈 앞의 무지개
  6. 2009.09.23 그믐달과 샛별 6
  7. 2009.07.02 붉은 달 4
  8. 2009.04.17 예전의 행복은 다시 올 수 없는가 8

하면 된다.

樂書 2010. 6. 14. 01:09

H사가 주로 내세우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영향을 받았을런지도 모르지만 현재 정부가 그러하다. 그리고 전에 내가 있던 회사의 상급자들이 그런 식이었다. "하면 된다."라는 주의.

혹은, "까라면 까"라거나, "되게만 해"라던가, "왜 할 수 있는걸 안하려고만 해?"라던가.. 뭐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이사람들은 생각이 없는건지, 결과만 원하는대로 얻어지면 뭐든 상관 없어 할 사람들이라 그런건지.. 어느쪽이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은 분명 다르다.

분명 되는것이 가능한 일이다. 하면 되긴 하다. 그러나 되도록 하는데에는 많은 노력과 투자가 들어가고, 얻어지는 것 보다 소모되는것이 더 많다면 분명 그건 비생산적인 일이다. 그래서 안하는거다. 불쌍한 사람들, 그런것도 모르고. 오늘도 여전히 밑에 사람들을 조지고 있겠지,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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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내용이지만, 고용의 형태에는 정규직과 계약직 두가지만 있는게 아니다. 한가지의 형태가 더 있으나 아직까지는 딱히 그 형태를 지칭하는 용어를 모르고 있다. 아니, 그런 형태를 지칭하는 용어가 있기나 한건지 모르겠다. 편의상 이 형태를 - 내가 지금 이야기하려는 - 전환성 계약직이라 하겠다.

용어가 생소하다고 해서 뭐 거창한건 아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조건으로(당연하겠지만 이런 내용을 계약서 등에 명시할순 없다.) 일정 기간 계약직으로 고용되는 형태이다. 내가 보기엔 이런 전환성 계약직이 일반 계약직보다 더 비참한 형태의 고용 형태라고 본다. 계약직의 설움이란 정규직만 못한 봉급과 복지, 안정적이지 못한 고용상태(언제 짤릴지도 모르는 불안함) 정도일 것이다. 전환성 계약직의 설움은 일반 계약직의 그것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 추가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고, 일반 계약직보다 더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이상일 뿐이다. 비정규직 노동법처럼.

회사의 입장에서는 칼자루를 쥔 샘이다. "정직원 되고 싶으면 이 일도 해라. 이것도. 이것도. 물론 계약서에 그런 내용을 적을 수는 없지만." 일반 계약직에게는 그럴 수 없다. 원래 하기로 계약된 일만 하면 되니까. 물론 계약서의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짤릴 수도 있겠지만, 이 부분은 일반 계약직과 전환성 계약직 모두 마찬가지이다.

나는 그간 2년 4개월을 이런 전환성 계약직으로 근무했다. 월요일 새벽부터 금요일 저녁까지 일평균 15시간의 노동을 해왔다. 주간 근무시간이 70시간이 넘는다. 단지 눈밖에 나지 않으려고. 시키는 일을 모두 "네, 하겠습니다" 하고 마음에도 없는 대답을 해오며. 나중엔 여지껏 해온게 아까워서 이런 상황을 포기하지도 못하겠더라. 빌어먹을 비정규직 노동법 덕에 계약 2년차가 되었을 때 회사로부터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란 이유로 퇴사처리하고, 2주가량 무고용 상태로 지내다 다시 계약하게 되었다. 물론 그 2주를 쉰것도 아니고 무보수 노동을 했고, 계약 연장이 아니기에 그 이후의 계약에서 퇴직금도 없어졌다. 이게 다 단지 정규직 전환이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더이상 버틸 수 없었고, 퇴사하였다. 하지만 회사는 여전히 전환성 계약직이라는 허울 좋은 노예계약으로 남아있는 자들에게 고된 노동을 시켜대겠지. 회사 입장에서는 정말 환상적인 제도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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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樂書 2010. 5. 14. 07:59
그동안, 꿈 속에서 너를 만나기 위해 내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기도하며 잠든 나날들이 몇일이나 될 지 아무도 모를꺼야. 그렇게 갈망하던 너를 어젯 밤 꿈에야 겨우 만날 수 있었고, 너는 언제나처럼 내게 슬며시 다가와 속삭여줬어. 그러나 꿈에서 깨어나버리면 너는 금새 사라져버려. 다시 잠들어보지만 너는 다시 나타나지 않아. 더더욱 슬픈 건 네가 속삭였던 말 들 조차 기억나지 않아. 그저 네가 그곳에서 내게 무어라 속삭였다는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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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방침

樂書 2010. 5. 13. 13:26

나. 그리고 나의 상관인 갑.

나 : (상략) 지금까지 현 상황의 문제 A와 그 원인을 보고드렸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Method A 법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갑 : 그래. Method B로 해봐.

나: (뭐..뭐지?) Method B는 문제 B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니 Method A가 문제 A의 적당한 해결책입니다.

갑 : Method A는 C라는 부작용이 생기잖는가. 하지만 지금은 Method C를 수행할 여건이 되지 않으니...

나 : (처음 듣는 일) 그런가요? 그렇다면 Method A2로 하겠습니다.

갑 : 그래그래. Method B.

나 : ....... Method Q를 하겠습니다.

나의 Method Q. Q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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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의 무지개

樂書 2010. 4. 16. 18:13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무지개는 내 손가락 사이로 뭉클거리며 흘러내려. 마치 시간을 잡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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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과 샛별

樂書 2009. 9. 23. 22:52

나름대로 처량한 자태로 새벽 하늘에 놓여 있지만, 금새 밝은 태양에 사라질 운명. 하지만 이 둘은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왼쪽 꺼에서 배경이 좀 살았다면 좋았을텐데.. 몇 분 뒤에 찍었으면 나았으려나? 하지만 그러면 느낌이 달라져버리는데.. 내 실력은 다 죽어버렸구나. 금성이 왜 이리 빨갛게 나온거지... 목성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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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달

樂書 2009. 7. 2. 14:50

붉은 달이 울고 있네 / 저기 저 붉은 달은
누군가의 배를 갈라 / 이제 막 꺼낸 듯한
터질듯이 맺혀 있어 / 누군가 흘린 눈물
나는 그냥 웃고 있네 / 그냥 난 슬피 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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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언제까지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꽤 오래전 일이 된 듯 싶으니 말이다. 기회만 닿으면 무작정 눌러대던 셔터질이었는데, 언젠가부터는 손댈 수 없었다. 별과 사진을 끊은게 언제쯤이었더라... 아름다운 것을 보면 소유하고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잖는가. 아름다운 밤하늘은 소유할 수 없으니, 가슴 속에다가만은 부족하니, 사진으로나마 남기려 하는 것 역시 인간의, 그리고 나의 본능이잖는가.

북두칠성

ISO 1250, F2.8, 1". 이게 내 Sony DSC-S730의 노출 한계

어줍짢은 장비면 어떤가. 저장할 가치도 없는 퀄리티면 어떤가. 그저 "담아두고 싶다"라고 하는 맹목적인 내 본능에 충실할 뿐이니까. 뭐, 기회가 닿으면... 그리고 여건이 된다면 다시 시작하면 되는거니까. 밤하늘의 별이 어디 도망가지 않듯, 나 역시 어디론가 사라지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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