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박하다거나 전문가라는 말은 아니지만, 나름내로 나는 꽤나 일찍부터 온라인 문화를 즐겨온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그때문에 TV나 영화같은 매체에서 온라인 문화를 이야기 할 때 마다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는 하는데, 거참.. 대부분의 경우 보기가 민망하다 싶을 정도로 엉터리이다. 유명한 이야기로는 외계인의 컴퓨터에 인간이 만든 컴퓨터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없다거나(플랫폼이 당연히 다르므로), 패스워드만 어떻게 알아내서 입력하면 Access Denied가 Welcome으로 바뀐다는지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뭐 여기서 이런 이야기 하자는건 아니고, 어쨌건 이러한 우수운, 말도안되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를 남들보다 더욱 우숩게, 말도안되게, 어처구니 없게 지켜보는 편이다.
요즈음 대중매체에서는 온라인 문화와 병행하려는 추세가 많이 보이는데, 대부분이 누리꾼주1들의 덧글들을 소개하는 경우이다. 신문에서 여론을 인용하거나 일부 쇼프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경우이다. 이때 종종 범하는 오류주2는 누리꾼이 적은 댓글에 사용한 아이디와 대화명(닉네임, nick)을 혼용하는 경우이다. ID란 영어의 identification에서 나온 말로, 한 세션에서 사용되는 고유한 신분증 같은 것이다. 대화명주3의 경우는 고유함이 배제되어있는 호칭이다. 두 사람 이상이 서로 같은 대화명을 쓴다면 혼동의 문제는 발생할 수 있겠지만 달리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서버(혹은 서비스 제공자) 쪽 입장에서는 사용자를 분명하게 구분지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중복된 사용을 할 수 없는 ID라는게 필요하다.
서버가 접근한 사용자를 구분짓는 방법으로 - 웹에서는 특히나 - 로그인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id를 입력하고, 본인만이 알 수 있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서버쪽에서는 비밀번호를 알고 있으니 로그인한 id 주인 본인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짓는 방식인데, 이때 사용되는 대부분의 id는 영문과 숫자의 조합이다. 이는 한글과 같은 특수 아스키값을 가지는 문자들을 처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 때문이다. 일반 유저들이 영어와 숫자로 되어있는 이 id를 기억하거나 음성적으로 부르거나 하는데에는 불편함주4이 따르기 마련이라 서로 부르기 쉬운 "대화명"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하지만 외계어 남용의 문제 때문일 수도 있지만 대화명에 그림 문자가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사람에게 정말 묻고싶은게 있는데, "그러면 이뻐 보이나?" 대체 "ㅇrㅇi"라는 대화명을 어떻게 읽으라는건가. 혹시 "아이라고 읽는거에요"라고 대답하신 분이 있다면, 반문하겠다. "이응 알 이응 아이라고 읽는게 맞지 않는가?"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 당체 논증문은 못쓰겠다. 정리하자면,
하나, "A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어쩌구.."라는 언론의 문구는 "A라는 대화명(또는 별명)을 사용하는 어쩌구.."라는 문구로 대체되어야 한다.
둘, 대화명은 읽을 수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
덧1. 미천한 내용이라 트랙백/펌 불가. 쓴소리를 들어도 이곳에서만 듣고 싶습니다.
덧2. 저는 astroguy 라는 아이디로 Ra라는 대화명을 씁니다. 사실, 이글루스에서의 대화명은 2byte문자로 Ra입니다. 이는 4byte 이상의 대화명을 사용해야하는 이글루스의 정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입니다. 이런 제가 읽을 수 있니 없니를 왈가왈부하고 있으니 거참;
주3) 영어권에서는 nickname이라는 명칭을 주로 사용한다. 줄여서 nick이라고도 하고. 하지만 이 "별명"이 어째서 현재 "대화명"으로 사용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대화하지 않을 때에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그보다 포괄적인 의미인 "별명"이 좀 더 어울리는 어휘라고 생각한다.
주2) 가령 "dkasud2" 라는 아이디는 뭐라 읽어야 하는가? 안녕이? 안녕투? 안녕둘? 아니면, 드카수드이? 드카수드둘? 드카수드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