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줄 모르는 것은 용기있는 것이다.
그러나, 포기해야 할 때를 아는 것은 지혜로운 것이다.
그러나, 포기해야 할 때를 아는 것은 지혜로운 것이다.
필통 속에 혹시 자 있어? 플라스틱 자든, 철제 자든 그건 중요치 않아. 눈금따위 없으면 어때. 그저 곧고 반듯하기만 하면 자로서의 가치를 지닌거야. 그리고, 샤프도 있지? 연필이어도 되고 사인펜이나 볼펜이어도 상관 없어. 하지만 잉크가 굳어서 잘 안나오는 펜이라면 그것만은 좀 참아줬으면 해. 그래, 준비가 다 되었어? 한손엔 자, 한손엔 펜이라구.
아차, 깜빡하고 말을 안했네. 커다란 도화지가 필요해. 괜히 자와 펜을 꺼내든게 아니라구. 뭔가 그어야 할텐데,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다가 그을수는 없잖아. 선명한 자국이 분명하게 보일만한, 새 하얀 도화지가 필요해. 크면 클수록 좋아. 가령, 그것의 너비를 네가 느끼는 절.실.함이라고 생각해봐. 그만큼 큰 도화지가 필요한 거거든.
자, 이번엔 정말이지 모든 준비가 끝났어. 삐뚤어지지 않게 자를 대고 그 위에 펜으로 선을 긋는거야. 중간에 끊겨서도 안되. 가능하면 길고 곧게 선을 긋는거야. 쭈우우우우욱 하고 말이야.
봐, 어때. 쉽지? 선이란 이렇게 쉽게 긋는거야.
현실적 해석.
선을 긋다. 누군가와 누군가를 구분짓다. 뭐뭐 해야 하는 사람과, 뭐뭐 해서는 안되는 사람을. 뭐뭐 해도 되는 사람과, 뭐뭐 해야만 하는 사람을. 그리고 내 의지의 한계와 욕심과의 경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