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었던 사진들은 거의 대부분 이전 포스트에서 올렸었지만, 라싸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 Odagiri가 오늘 메일로 사진 몇 장 보내줬다. 멋진 사진도 있고 기쁜 사진도 있고.
'배낭여행'에 해당되는 글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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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8.28 티벳 여행 - 계획 4
- 여행 일정
- 03(월) : 북경 도착. 전문대로 근처의 Leo Hostel에 숙박. 천안문 광장 둘러봄
- 04(화) : 천안문 광장 둘러봄. 국제무역센터. 왕푸징거리.
- 05(수) : 구궁, 베이찡 서역. 칭짱열차 탑승
- 07(금) : 라싸 도착. 숙소는 Phuntsok Kasang International Youth Hostel
- 08(토) : 바코르 거리 도보. 고산증 적응기간.
- 09(일) : 간덴사원. 북경행 열차표 예매
- 10(월) : 노블링카(입구만), 시짱박물관, 세라사원
- 11(화) : 남쵸호수(1박2일)
- 13(목) : 숙소에서 뒹굴
- 14(금) : 라싸 출발
- 16(일) : 북경 도착
- 필수 숙지 사항
- 언어
- 중국어 못하면 못할수록 어딜가나 힘들다.
- 적어도 "얼마냐?(뚜오샤오치엔)"라든가 숫자(1부터 100까지)는 알아야한다(4와 10의 구분이 어렵다). "감사 / 미안 / 실례합니다."도 알아두면 유용.
- 성조를 모른다면 회화책에 나온 그대로 읽는건 전혀 무용지물. 조금 귀찮더라도 직접 보여주거나, 회화책에 나온 문구들을 조합해서 따로 적어주는게 최선.
- "칭원", "짜이날"도 많이 쓰였다.
- 위안(元)이라는 말 대신 "콰이(角)"라는 말을 더 자주 쓴다. 콰이보다 작은 단위로 "마오(毛)"도 있다. 10마오=1콰이=1위안
- 티벳어는 "따시뗄레"만 알아도 무난.
- 라면 : 모든 컵라면에는 안에 열어보면 작은 플라스틱 포크가 들어있다.
- 고산증 : 대중없고, 대책도 없다. 내 경우 이틀간의 발열, 일주일간의 두통과 코피로 나타났다. 반대로 라싸를 떠날때에도 두통과 멀미, 불쾌감과 약간의 소화불량을 느꼈다.
- 가방 : 배낭 외에 메고다니는 작은 가방을 따로 가지고다니는게 편하다. 중요한 소지품을 넣고 늘 들고다녀야한다.
- 흡연
- 높이 올라갈수록 숨쉬는게 힘들어진다. 적당히 피자.
- 게다가 공기가 희박해서 라이터에 불이 잘 붙질 않는다. 화력때문도, 바람때문도 아니다. 아래서는 잘 작동되는 라이터가 올라가면 안켜지는 희안한 짜증을 느낄것이다.
- 중국 담배 대부분은 맛이 없다. 말보로(레드)를 파는곳이 가끔 있지만 비싸다. 15위안. 한국담배는 에쎄밖에 못봤다.
- 금연구역이 거의 없다.
- 어느정도 이상 깔끔한 식당이 아니라면 재털이가 따로 없다. 그냥 바닥에 버리면 된다.
- 맥가이버칼
- 여행자의 필수품이랄까.. 하지만 싼거는 비지떡. 난 3000원짜리 하나 사들고 갔는데, 병따개 2번 쓰고 휘어져버렸다.
- 각종 물가
- 손목시계 : 천차만별이겠지만, 20위안 근처.
- 팔찌 : 바코르에서 파는 팔찌는 3개에 10위안.
- 지도 : 라싸지도에 8위안이라고 적혀있지만, 4~5위안으로 깎을 수 있다. 3위안에 산 사람도 봤다.
- 슬리퍼 : 바닥이 짚처럼 된 게다형태의 신발을 처음엔 45위안 불렀지만, 깍고 깍아서 10위안에 샀다.
- 멜론 : 중국멜론. 어딜가나 1위안(이콰이)
- 물 : 길거리에서 1위안에 팔기도 하지만 어째 믿음이 안간다. 500mL 물은 어딜가나 대부분 2위안(량콰이). 유명관광지라면 3~4위안도 받는다. 슈퍼에서 2L짜리 물이 4위안(씨콰이) 정도.
- 택시 : 북경 시내에서 기본요금 11위안. 1km마다 2위안 추가. 라싸 시내에서 시내까지는 무조건 10위안.
- 릭샤(인력거) : 기념으로 탈만한거지 운송수단으로 탈만하지는 않다. 목적지를 말하고 5위안~10위안으로 흥정하고 타는게 좋다. 그 이상은 차라리 택시가 낫다.
- 버스 : 버스마다 다르다. 라싸 시내에서는 거의 1위안. 좀 멀리가면 2위안. 1시간 이상 가면 많이 달라진다.
- 지하철 : 북경 지하철은 먼 거리 아니면 다 3위안.
- 맥주 : 가게(담배와 술만 파는 길거리 가게)에서 사는걸 기준으로, 라싸맥주 3.5위안, snow맥주 4위안.
- 라면 : 6~8위안
- 음료수(냉차, 콜라 등) : 500mL정도에 보통 4위안
- 만두(쯔바오) : 개당 0.5위안(우마오)
- 수유차 : 큰 보온병 10~15위안, 큰 주전자 혹은 작은 보온병 5~8위안, 허름한 식당에서 나오는 작은 보온병 1~2위안.
- 언어
- 북경
- 전문대로 : 공사중이라 길이 없어졌다.
- Leo Hostel : 좀 더 들어가면(도보 5분) Far East Youth Hostel이 더 싸지만 어디 갈래도 걸어나오기가 어렵다.
- 천안문 광장 : 모주석 기념관은 공사중. 국기계양식은 그다지 멋지지 않다(라고 함).
- 구궁 : 공안들이 통제하는대로 잘 따를것.
- 유리창 : 찾기 어렵다.
- 후퉁 : 다자란제(대책란가) 근처를 방문한다면 따로 후퉁을 찾아갈 필요 없다.
- 공항 : 출국할때 보딩패스는 세관신고 후 들어가서 티켓과 교환할 수 있는 장소가 나온다. 면세점이 작다(인천과 비교해서).
- 칭짱열차
- 47시간을 타야한다. 어지간히 중국어를 잘한다면 룸메이트들과 수다떨 수 있지만, 비수기에는 외국인을 기대하지 말자. 시간 때울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지 않으면 꽤나 고독을 즐겨야 할 것이다.
- 운행 시간상 낮을 두번 거치는데, 북경쪽 낮은 시가지와 밭 뿐이고, 라싸쪽 낮은 자연 경관이 매우 멋지다. 라싸발 북경행 열차는 오후 1시쯤부터 약 30여분간 남쵸호수 옆을 지나게 된다. 졸다가 못보는 일이 없도록!
- 열차 타기 전 장을 보는게 편리하다. 열차 안에서 지나다니는 카트에서 살 수 있지만 사들고 들어가는게 싸다. 주로 라면류(젓가락이나 포크가 있다면 뽀그리용 라면도 추천)나 건육이 편하다. 라싸행의 경우 과일(특히 복숭아)을 많이 먹는게 고산증 적응에 좋다고 하니 과일도 사들고 들어가면 편하다. 열차 안에는 뜨거운 물(식혀도 맛은 없다)밖에 없으니 2L 식수 한통 사들고 들어가면 편하다. 물론 물을 많이 마시는게 고산증 적응에 도움이 된다. 휴지는 꼭 필요하니 사들고 들어가는것이 좋다.
- 객차마다 화장실, 세면대, 음수대(뜨거운 물)가 있다. 라면은 이 음수대에서 이용.
- 화장실에 휴지가 있다. 단, 1~2시간 뒤면 없어진다. 그 뒤로 추가되지 않는다. 그러니 휴지는 꼭 개인별로 챙기자.
- 사람들이 1회용 쓰레빠를 신고다니던데 어디서 구한건지 알 수 없었다. 아마도 아래칸 침대 밑에 있었던것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빨리 올라타서 선점하는게 유리할듯.
- 잉워(딱딱한 침대) 기준으로, 짐 싩을 공간이 부족하니 얼른 타서 짐부터 넣자. 안그러면 다리 뻣고 못잔다.
- 식당칸은 7호차이다. 맛없고 비싼 편이다. 식사시간대를 피한다면 여유로운 여행을 편히 앉아서 좋은 경치 보면서 보낼 수 있다.
- 시안-북경은 11시간 거리다.
- 라싸역에서 열차표를 구할 때는 중국어 모르면 매우 어렵다. 종이에 써서 보여준다 하더라도, 그쪽에서 몇일날까지 표가 없네 등의 대답을 해버리면 막막하다.
- 라싸
- Permit - 여행허가증
- 규정상(아직까지는) 라싸에 들어가려면 여행 허가증이 필요하다.
- 내가 알기로는 외국인이 비행기/열차/버스표를 구매할 때 퍼밋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나는 현지인에게 부탁해서 열차표를 구매 대행했기 때문에 퍼밋 문제는 전혀 없었다.
- 비행기로 들어올때는 퍼밋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 라싸에서 만난 외국인 중, 퍼밋 소지를 물어봤던 대부분이 퍼밋 없이 들어왔다는 대답을 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걸리면 벌금+쫓겨난다. 퍼밋 없이 들어가다 걸렸다고 내 탓 하지 마시기를.
- 한 여행자는 칭짱열차 타고 들어왔는데, 플랫폼에서 열차 안으로 들어갈 때 하는 표검사에서 퍼밋을 요구했다고 하지만, 퍼밋이 없다고 하니까 그냥 들여보내줬다고 한다.
- 버스타고 들어온 일행은 공안의 검문이 있었지만 퍼밋검사는 없었다고 함.
- 라싸역 - 라싸시까지의 이동
- 역에서 나오자마자 오른쪽에 버스승강장이 있다. 여기서 89번 버스(버스비 1위안)를 타고 왼쪽만 보고 한 10분 쯤 가다보면 포탈라궁이 보인다. 포탈라궁 끝에서 우회전을 하는데, 우회전하자마자 내리면 아래 표시한 숙소(내가 묵었던)에서 가깝다. 다른 호텔에 투숙하기 위해 내린다면 대부분 바코르(팔각거리) 근처에서 내리는게 편리한데, 그 다음역(우회전 하자마자 나오는 두번째 정류장)에서 내려서 바코르를 가로질러 북쪽으로 500m쯤 올라가면 야크호텔, 바낙숄호텔, 키레이호텔 근처가 나온다.
- 택시로 이동할때는 25~30위안 정도 든다. 흥정 잘 하면 20위안으로도 가능할지도.
- Phuntsok Kasang International Youth Hostel - 내가 묵었던 숙소
- 위치 : 포탈라궁과 야크호텔 중간 쯤에 있다.
- 평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야크호텔보다 좋다고 한다.
- 8인실 도미토리가 기본 30위안.
- 회원가입하면(가입비 30위안) 20위안에 묵을 수 있다.
- 조식 무료 : 체크인할 때 아침식사권을 안주면, 달라고 말하면 준다. 아침식사는 오전 8시~10시에 5층에 가면 된다.
- 중국어 몰라도 간단한 영어라면 이야기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Magi(아마도 매니저급인듯)를 찾으면 된다(업무시간의 대부분분은 Travel Information 사무실 안에 있음). Magi가 직원 중 영어를 제일 잘하는듯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이름모를 젊은 청년이 잘하는듯.
- 맞은편 길건너에 마트(먹을 수 있는것만 판다. 휴지, 건전지 이런건 안판다.)가 있어서 장보기에 편하다.
- 위치 : 포탈라궁과 야크호텔 중간 쯤에 있다.
- 포탈라
- 입장료 100위안.
- 중국여행 100배 즐기기 책에 나온것과는 달리, 입장권은 하루 전날 아침 7시부터 줄서야 다음날 3시 입장권을 얻을 수 있다.
- 소문에 의하면 공개하는 건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 여행사에 대행하면 입장하고싶은 전날 오후에도 살 수 있다. 다만 꽤 비싸다(200~400위안 부른다).
- 계단이 가파르기 때문에 몹시 숨이 차다. 하지만 여유가 별로 없으니 서둘러야 한다.
- 3시 입장이라 함은 2시 반쯤 입장해야한다.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간 곳의 표검사가 3시까지라는 의미라고 보면 된다.
- 해가 지면 스포트라이트를 켜줘서 멋진 야경이 나온다.
- 전체 사진 찍는 포인트는 입구 앞, 길건너 광장 안쪽 호수 위에서 나무 사이로. 포탈라궁 오른쪽(용담공원).
- 바코르
- 멀리 가는 사원들은 여기 광장에서 버스를 탄다.
- 현지인틀은 "바코르"라는 말을 잘 못알아듣는다. 한글로 억지로 표기해서 바코르지, 들어보면 "바퀄"에 더 가까울지도. 그래도 "조캉"이라는 말을 잘 알아듣는 편이니 바코르를 지칭할 때 조캉이라고 하면 대충 알아듣는다.
- 여기서 파는 물건의 대부분은 1/3 이하로 깎을 수 있다.
- 간덴쓰(간담사)
- 바코르 광장에서 7시쯤부터 기다리면 된다. 차장이 "간덴쓰"를 외치는 버스에 올라타면 된다. 늦어도 8시 까지는 도착해야 버스에 탈 수 있다.
- 출발하는 버스는 여러대(적어도 2대 이상)이니 앞에꺼 놓쳐도 좀 더 기다려볼만 하다.
- 늦게 버스에 오르면 이상한 의자에 앉아가거나 서서가야하는 봉변이 있다.
- 버스비는 20위안.
- 버스표는 왕복버스표이다. 갈 때 버스표를 버리면 안된다.
- 돌아오는 시간은 기사가 말해준다. 나는 오후1시반이었다. 올때는 갈때 앉았던 자리 그대로 앉아야한다.
- 꽤 높은 곳에 위치해있고, 코라를 돌꺼면 더욱 힘들 수 있다. 어느정도 고산증 적응된 뒤에 방문하는것이 좋을듯. 해발 약 4500m쯤
- 입장료는 35위안. 버스가 입구 안쪽까지 들어오는데, 내리자마자 산쪽으로 레스토랑이 있다. 들어가서 수유차나 한잔 하면서(작은 보온병 5위안) 30분~1시간 가량 버티고 나와서 내리막길 쪽으로 들어가면 입장료 안낼 수 있다. 괜히 산쪽 길로 들어가려 한다면 입장료를 내라는 라마승과 조우할수도 있다.
- 전체적인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 좋은 포인트는, 입구 바깥의 절벽 위와 입구 안쪽에 있는 화장실 바로 왼쪽.
- 코라를 한바퀴 도는데 1시간 남짓 걸린다. 풍경이 좋다고 하니 추천함.
- 일부 사원(두군데인듯)은 여성출입금지인 곳이 있으니 조심할것.
- 일부 사원(큰곳)은 사진 촬영 금지(돈주면 찍을 수 있기는 하다)이다.
- 돌아오는 길에 桑阿寺를 들른다. 입장료 받는 곳이다. 버스에서 안내리고 기다려도 된다.
- 세라쓰(색랍사)
- 라싸 시내에서 503번(또 다른 버스도 있기는 하다)을 타고(버스비 2위안) 끝까지 가면 된다. 버스 안내양(아저씨)이 "쎄라쓰!"를 외치는데, 그 버스에 타면 된다.
- 교리문답은 오후 3시반에 Debating Court Yard에서 한다. 위치는 가운데 큰 길 따라 쭉 올라가다가 맨 위 바로 직전에 보면 왼쪽에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계단 몇개 올라가면 나오는 대문 안쪽이다.
- 입장료 50위안(우씌콰이). 공짜로 들어가는 편법을 인터넷 어딘가에서 봤다. 꽤 복잡해서 기억은 못하겠지만, 그쪽 길로 들어가는 길은 쉽게 찾을 수 있어 보였다.
- 일요일에는 교리문답이 없다고 한다. 난 월요일에 갔는데도 없었다. 라마승들 홀리데이라나 어쨌다나. 입구에서 입장료를 5위안(우콰이)만 받는다면 그날은 교리문답이 없는 날이니 꼭 보고자 한다면 들어가지 말고 다음을 기약하는게 낫다.
- 안에는 뭐 먹을만한게 없으니 배를 채우고 들어갈것. 음료수 파는 매점같은 곳이 있기는 하지만 교리문답이 없는 날에는 영업을 안하니 물이 필요하다면 사들고 들어가야한다. 500mL 물이 입구에서 2.5위안(량콰이우마오)
- 뒷산이 좋다고 하던데(천장하는 장소도 있고), 가는 길을 찾기 어렵다. 나도 못찾았다.
- 노블링카
- 벽과 건물들로 둘러쌓여있어서 외부에서는 궁의 일부도 볼 수 없다.
- 여행 100배 즐기기 중국편 책에 나온 매표소는 틀린 위치이다. 입구 바로 옆에서 판다. 입장료 60위안
- 포탈라 동쪽 사거리에서 남쪽길로 내려가서 동쪽편 차도를 지나는 89번 버스(버스비 1위안)를 타면 된다. 내릴때의 특별한 지형은 없으니 안내양(아저씨)에게 "노블링카"라고 말해두면 내려야할 때 가르쳐준다(친절하다면).
- 서장박물관
- 국제학생증으로 무료 입장 가능
- 건물 자체로도 멋지다.
- 2층에는 선사시대 유물, 티벳어로 된 족자, 티벳 전통 과학과 음악, 탱화들이 전시되어있다.
- 3층에는 티벳의 동/식물 및 곤충, 광물들, 명/청시대의 도자기들이 전시되어있다.
- 보유물이 꽤 많아서 천천히 둘러보면 3시간은 걸릴듯.
- 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플래쉬를 터트릴 수 없다. 내부가 어둡기 때문에 사진 촬영시 손떨림에 유의
- 남쵸호수
- 여행사 통해 버스로 갈 수 있다. 여행사는 키레이 호텔 맞은편 근처에 있다.
- 1일(무박) 100위안, 1박2일 120위안이다. 여기에 공원입장료 80위안이 추가된다(즉, 각각 180위안, 200위안).
- 다른 여행자의 말에 따르면 버스타고 갔을 때, 남쵸가 멀리 보이는 초원지대까지만 가는 경우도 있고, 타쉬반도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만약 랜드크루져로 간다면 1인당 280위안(입장료 포함) 근처이다. 랜드크루져로 1박하게 되는 경우 기사의 먹을꺼리도 챙겨줘야하고, 기사와 여행자의 숙박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 1박하게 되는 경우, 많이 춥다. 9월 중순 기준으로 새벽에 영상 4~5도까지 내려가는듯.
- 괜히 로맨스 어쩌고 하면서 텐트(천막)로 된 숙소를 택하기 보다는 합판같은걸로 만들어진 집을 숙소로 택하기를 권장. 천막은 바람이 술술 들어온다. 숙소는 타쉬반도에만 있다.
- 숙박비 천막숙소 기준으로 1인당 30위안.
- 뜨거운 물을 달라고 하면 준다.
- 큰 보온병에 담아주는 수유차가 15위안. 안깎아주는듯.
- 그날의 날씨를 알 수 없다.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는건 정말 운인듯. 하지만 구름이 끼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1시간 간격으로 밤하늘을 보다보면 구름이 잠깐 걷히는 때가 오기도 한다.
- 타쉬반도에는 산이 두개 있다. 해발 5000m정도 되는 곳이니 5계단 올라가고 헐떡이고를 각오해야한다.
- 잘 보이지 않는 위치의 경고표지판이 있는데, 남쵸호수에 몸을 담그거나 하면 안된다라는 내용이 있다.
- 그 일대의 야크나 말 등을 사진으로 찍는다면 주변의 장족들이 와서 돈달라고 한다. 지우는걸 보여주며 서로 기분상해하는것 보다는 그냥 사진을 포기하는 편이 마음 편하다.
- 사진상으로만 보기에는 남쵸보다 암드록쵸가 더 멋져 보인다.
- 라싸강
- 시도는 못해봤지만, 현지인들 말로는 낚시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낚시 장비는 대여할 수 없고 사야한다던데 대략 30위안 쯤 필요하다고 한다.
- 우체국
- 일요일도 영업한다.
- 우편엽서는 우체국과 같은 건물(동쪽으로 20m쯤 있는 문)에서 판매하고 있다.
- 한국으로 부치는 엽서는 장당 4.5위안씩의 우표를 붙이면 된다. 우체국 안의 우표파는곳에서 엽서를 보여주면 우표를 알아서 주긴 한다.
- Permit - 여행허가증
위의 내용은 2007년 9월 초순부터 중순까지의 내용이다. 현지 사정은 위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힌다.
09/03 09:20
"날씨가 참 좋네요." 흔히들 이런 말로 하루의 시작을 알리고 서로의 인사를 나누곤 한다. 나 역시 내가 탄 몸뚱이 커다란 친구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예상과는 달리 큰 설레임은 없다. 그저 약간의 기대와 두려움이 맛갈스럽게 어우러져 내 안 깊숙히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있을 뿐이다. 바보처럼 실실 쪼개지는 미소는 숨길 수 없겠지만 말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위험성은 충분히 나를 자극하고 있다. 마치 게임의 퀘스트를 하듯 그냥 즐기고 싶다. 고생? 싼 값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닿아 기쁘다. 2주간의 시간이 끝나고 모든 퀘스트를 끝낸 뒤 귀국하여 받을 수 있는 보상이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전신이 화려한 effect로 빛나며 Lv Up을 할지, 상당한 옵이 붙은 아이템을 소지하게 될지(착귀든 뭐든), skill/stats plus 보상을 받을지 아직은 모르지만 생애 가장 큰 스케일의 여행 혹은 게임을 이 덩치큰 친구에 올라타 그 서막을 열려 한다. 자, 준비되었으니 이제 출발하자고, 친구!
09/03 10:30
기내식이라는 단어의 뉘앙스만 본다면 어째 전혀 맛갈스러운 느낌이 살지 않는다. 아마도 "기내"라는 어근에 아무런 받침도 들어가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하지만 운이 조금 따른다면 예쁜 언니들이 내어주는 기내식을 받을 수도 있고, 음료카드를 힘겹게 밀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언니들을 바라보며(힐끗. 부끄러우니까) 짠맛 외에는 아무 맛도 느낄 수 없는 기내식을 즐길 수 있다. 차이나풍 원피스를 입으신 언니, 하악하악. 음료를 따르기 위해 몸을 기울일때마다 출렁는 슴슴.. 하악. 이제 곧 착륙한다는 기내방송과 함께 내 귀의 고통으로 큰 기압차이를 느끼고 있다. 아이우에오, 꿀꺽꿀꺽.
09/03 11:40
공항 도착. 별 문제는 없었다. 그저 수학여행온 한국 고등학생(목포시의 ㅁ고등학교)들이 시끄럽게 떠들던게 귀에 거슬렸던 것 빼고 말이다. 제발 여행올 때 개념 좀 들고와줬으면.. 관세 물리거나 수화물로 취급할만큼 무겁지도 않은데 말이다. 소개받은 조선족 언니와 통화가 안된다. 기다리기 지루하고 목도 마르고 해서 자판기에서 뭐 하나 빼먹기로 했다. 뭐야. 한국 자판기랑 물가가 비슷한데? 그래도 이왕 중꿔를 왔으니 중꿔러 취향에 맞게 차를 뽑았다. 6원. 맛은 달작지근한데, 한국에서 못마셔본 맛. 통화가 되었는데 바쁘다고 좀 기다려 달라신다. 아무렴. 느긋하게 차마시며 북경공항 구경. 소문대로 중국 아가씨들 중 뚱뚱한 아가씨가 없구나. 보통 키가 작은 편이지만, 그에 맞게 귀염귀염 스타일이랄까? 그게 또 일본의 그것과는 묘하게 다르다. 아주 오묘한 부분이라 나의 모자란 어휘력으로는 어찌 표현할 수 없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 말할 수 있다. 둘 다 마음에 든다는 것. 하악.
현지인과 통화가 되었다. 칭짱열차표는 내일 오전에 받기로. 그럼 오늘은 숙소를 잡고 여행같은 여행을 즐겨봐야지.
아뿔사! 사나흘을 정리해놓은 여행 참고자료를 PDA에 안넣었다! 이런 우라질! 초장부터 꼬이는구나! 일단 오늘과 내일 일정, 그리고 라싸 도착까지는 기억난다. 내일 오전에 표를 받기로 했으니 내일은 만리장성 포기. 일단 북경역-천안문-북경서역에 있는(가능한) 숙소를 물색하자. 시내버스를 타는 것 부터가 골치구나...
09/03 12:30
어딜가나 마찬가지지. 공항 앞 택시 삐끼. 알아듣는 말은 택시 뿐이다. "부싀"를 열심히 외쳐댔지만 알아듣지 못하는건지 삐끼의 열정인건지.. 계속 무어라 말한다. 호텔도 알아듣겠네. 공항 리무진 버스의 출발. 달려라! 이 낯설음 가득한 도시를 가로질러 달려내거라! 리무전 버스 16원
09/03 14:40
내가 너무 기대했던 탓일까. 엄청나게 넓은 땅덩이라는 선입견을 가져서일까. 지나치고도 "아직일꺼야"라며 계속 걸었건만.. 3배를 지나치다니. 지나면서 분명 "여기 외국인 참 많군" 했는데 말이다. 아무튼 도미토리 8인실을 60원에 구하고(+deposit 50원), 허기진 배는 우육탕면으로 해결한다. 8원. 면은 설익고... 맘에 안드는 음식. 차라리 농심 우육탕면이 더 맛있을꺼라는 생각이 들지만, 훨씬 싸니까...여기는 냉면요리가 유명하지 않은걸까? 내 발음이나 표현에 문제가 있는걸까? cold noddle, the weather is so hot to me, so I wanna cold something. 못알아듣는다. 그냥 뜨거운걸로. 우육탕면 한사발에 땀이 식질 않는다. 우육탕에 상추까지는 이해해도, 토마토는 정말 아니란 말이지.. 벌써부터 김치가 땡긴다. 아.. 이국적이면서도 낯설지 않다. 이것은 마치... 아니지. 내가 무슨 바리스타도 아니고.. 이제 어딜갈까.. 시간 참 어중간하네. 15:10
살꺼. 슬리퍼류, 작은 자물쇠, 지도? 글쎄.. 하루 있을건데..
임시일정
03 천안문, 이화원(멀다, 힘들다), 고궁(입장시간 놓침)
04 만리장성 캔슬->칭짱열차표 수령
06 숙소 물색&고산증 적응
07 포탈라, 우체국, 죠캉, 남쵸일정 예약(1박이면 칭짱표 예매)
08 남쵸(1박하게 된다면 약왕산 포기)
09 약왕산, 천장공로 버스 예매, 노블링카, 신세기대주점
10 티벳박물관, 우체국, 세라(위 천장대)사원, 팔각거리
11 라샤 출발
13 북경행 열차표 예매, 성도 관광, 미정
14 T8 성도발 북경행 열차
15 북경 도착, 시내 관광(서두르면 고궁 가능)
16 인천 도착. 끝
살꺼: 타월(스포츠타월*2), 야시장에서 식사. 또 뭐 없나. 한국인을(그래도) 찾아보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나.. 내일은 칭짱열차표를 받고 어디로 갈까. 이화원? 버스타고 간다면 혹은 지하철이나. 조금은 멀리 가보고 싶구나. 아참. 아침에 나올떄 짐을 가지고 나와야 하려나?
아.. 이 호스텔 주인집 아들내미인가.. 초딩은 어디 초딩이든 초딩이구나..
왕빠에서 할일. 1, 스프링노트 백업, 2. 사진들 SD로 이동
09/03 17:50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하루구나.
그나마 스프링노트에 여행 일정을 작업했던 기억이 난다. 왕빠에 한번 더 들러서 내용을 구해야겠다.
문득, 하루키가 외국을 여행하며 아침 저녁으로 글을 썼다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모국어가 전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내 눈 앞의 내가 쓰는 이야기들을 제외하고)다는 묘한, 그리고 접하기 쉽지 않은 이런 상황에서 보다 집중이 잘된다는것 같다. 영감도 쉬 떠오르고 말이다. 만약 이곳에 한국인이 더 있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정보 공유를 핑계로 그사람에게 의지하려 들지는 않았을까? 아마도 그렇겠지. 고생은 얻기가 쉽지 않으니까.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얻기를 본능적으로 꺼려하는거니까.
하지만 얻기 어려운 만큼, 그만큼 값질 것이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어쩌면 10쿼이에 산 이 게다도 10쿼이보다 훨씬 싼 가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내게는 충분히 싼 가격이잖는가.
고생도 마찬가지다. 남들에게는 비쌀 수 있지만 내가 쉽게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닐까.
오늘 저녁은 먹지 않고 해질녘 무렵에 거리로 나서야겠다. 얼마나 만족스러울지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저 낯선 문화를 내 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겪는다는데에만 의미를 두자. 기대의 가치는 마치 제곱수처럼 1보다 크면 큰 만큼 늘어나고, 1보다 작으면 작은 만큼 줄어드는거잖는가. 음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말이다. 아무렴.
지금은 여기 시간으로 오후 6시. 이 일기를 다 쓰고 난 다음, 이화씨에게 연락을 하고, 내일 표 받는 일정을 약속하고, 중국의 밤거리를 추천받아 그곳으로 나가는거다. 필요한 물건은 없겠지. 아, 잊지말고 수건을 사자. 스포츠 타올을 구할 수 있을까? 스포츠타올 두개면 충분할텐데 말이다. 충전은 전화기만 해놓고 나가도 될듯 하다. 갔다와서는 왕빠에 들러 스프링노트에 저장된 일정과 정보들을 PDA로 다시 넣는 과정이 필요하다. SD리더기는 가져왔으니 그나마 다행이랄까.
09/04 00:00
우여곡절끝에 여행일정에 대해 입력하긴 했다. 비록 마음에 안드는 형태지만 말이다.
슬리퍼를 샀다. 45위안 달라네? 도둑놈들. 10위안에 깎아 사긴 했지만 그래보 비싼건지 어떤건지.. 뭐 한화 천삼백원이면 싼거니까 뭐.
전신마사지를 받았다. 온몸이 노곤해지는게 참 좋구나. 100위안에 45분정도. 맘에 드는 서비스이다. 추가 서비스가 따로 붙지 않는다는 문화적 이질감이 좀 생소하지만 말이다.
저녁은 치킨볶음밥 10위안에 칭따오 맥주 5위안. 볶음밥은 니끼하고 짜다. 그래도 어쩌리. 버텨야지 뭐.
내일 오전에 국무역에 가서 열차표를 받기로 했다. 내일 일정은 아직 정하진 않았는데, 짐이 있을테니 돌아다니는건 어쩔런지.. 적당히 지하철과 버스로 떄워보자.
아참, 수건-스포츠타월이 사고싶었지만 그런건 안판다. 일반 수건 5위안짜리(비싸네!) 두개로 일단 버텨보자. 오늘은 이만 샤워하고 빨래하고 자야지. 내일도 새로운 하루가 나를 향해 두팔벌리고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09/04 08:10
일정 변경. 꼬이는구나. 어디서 하루를 줄여야하나? 칭짱열차는 연좌만 있으니 경와를 얻기 위해 하루를 더 소비해야 하는구나. 북경에서 하루를 더 버텨야 한다는건 아무 일도 이니다. 다만 티벳에서 하루를 줄여야 한다는것이 가슴아플 뿐이다. 성도발 북경행도 만만치 않을텐데 이 이삼일을 어디서 메꾼다? 성도와 북경의 관광을 줄여도 어쩔 수 없는 하루.
어쨰서 북경은 앉을 의자 하나 없을까? 그늘 찾기도 쉽지 않다. 여행은 이제 시작인데, 시작 전부터 꼬이던 일들은 마음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커피한잔 마셨으면 싶은데 쉽지 않겠지. 오늘밤은 좀 체계적으로 이곳 밤거리를 돌아다녀야겠다. 숙소는 그대로 Leo Hostel이면 괜찮을까. 차라리 서역으로 이동해서 짐을싸...자. 그게 좋겠다. 불현듯 무언가 계획을 세우면 어김없이 일그러지고 말거라는 우려가 든다. 그래도 계획없이 움직일순 없잖은가. 쉽지 않게 얻은 기회-시간, 돈, 의지-인데 낭비할수는 없겠지. 그나저나 말이 전혀(랄만큼) 안통해서 큰일이다. 일본은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새삼 다른 이곳에 오는 다른 외국 여행자들이 대단스러워 보인다. 원인과 해결책은 잘 알고 있다. 안되면 어떠리. 마음은 통할것이다라는 그런 믿음을 지닌 마음가짐. 하지만 지금까지와의 나와는 달리 그런 마음을 갖기가 쉽지 않다. 어렵다는건 아니다. 잘 안된다는 것일 뿐. 이런 부분에서 이질적인 나를 느낀다.
09/04 12:00
오후 일정을 짜보자. 이력서를 써야한다. 점심은? 맥주를 괜히 마셨나... 구운 고기만두 3원. 물 3원. 버스는 죄다 만원이다. "역시 중국"이라는 선입견을 궂이 다 버릴 필요까지느는 없을 것이다. 줄은 커녕 다들 타려고 난리다. 덕분에 문은 닫히지 않고.. 문열린채 버스가 출발하지 않는게 신기할 따름. 아침부터 시작된 삽질은 지금까지 끊이질 않는다. 지도가 이상한걸까, 약도 설명이 이상한걸까. 아니지, 둘 다 이상한게 분명하다.
아침부터 땀만 바리바리 흘렸으니 맥주마시며 더위 식히고 배좀 꺼지면 점심먹고 이력서쓰고 해가 뉘엇할 떄 다시 밖에 나가봐야겠다. 오늘은 젊음의 밤거리 왕푸징을 걸어보자. 위로 쭉 가면 북경의 뒷골목도 볼 수 있겠지. 대략 동선은 5~6km.
일이 꼬인다 자책하거나 실망하지 말자.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시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 아니던가? 하지만 남아 밑도는 이 기분은 아쉬움이랄까. 좀 더 편히 즐거울 수 있었을 것이라는데 대한 아쉬움. 하지만 역시나 아무짝에도 소용없는걸.
자, 이제 아쉬움따위 천안문 광장 한복판에 뭍어놓고 앞으로의 일들만 생각해보자. 그러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니까 말이다, 분명. 그냥 맞은편 테이블의 백인 아가씨가 이쁘다는것과 그의 파트너가 부럽다느것만 신경쓰자는거다.
천안문을 봤으니 북경 다본거지 뭐.
오른쪽 테이블 아가씨 둘도 다 이쁘네. 왼쪽 아가씨가 더 땡기지만. 맥주를 마셔서인가 피곤때문인가.. 낮잠 한판 때려주고싶은데 그러면 밤에 또 잠 안올까? 점심은 Leo에서 먹지 말고 밖에서 사먹어야겠따. 샤워하면 나으려나... 어쨌건 한글입력 어찌하나. 이력서 소스와 hwp는? 공유기라서 remote desktop이 안되는걸까..
성호한테 이메일 주소 받으면, SD에 있는 자료만 먼저 보내고 잠깐 쉬고(자든 뭘하든) 나가서 밥먹고 이동하자.
그래, 물어보자. 밤거리에 대해서. information은 상투적이겠지? 일단 씻자.
09/04 21:00
왕푸징 거리. 명동같은 분위기. 차 없는 거리라 신선하다. 젊음이 느껴지는 동네랄까. 외국인도, 주부들도 많이 보이지만 화려한 네온사인과(좀 지나치다) 행인의 활기에서 젊음을 느낀다. 뭔가 안내방송이 나오지만 전혀 모르겠다. 울리고 발음 이상하고. 한국인은 이곳에서 낯선 존재. 돈있고 익숙해지면 어느정도 살만하겠다. 말 안통하는 이 동네에서 스스로를 감싸안은 나를 발견한다. 누군가 멀리서 이런 나를 지켜본다면(부끄럽다) 분명 안타까워 하겠지만, 나 스스로는 전혀 그렇지 않기에 당당할 수 있는거다. 누군가 옆에(혹은 안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외로움과는 달리 누구도 나에게 말걸지 않았으면 하는 외로움을 느낀다. 어떻게도 표현할 수 없는 - 내 어휘력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기에 - 이 느낌을 온전히 기억할 수 있을까. 분명 귀국해서 곧장 잊을듯하다. 평생 이런 기분을 과연 언젲 또 느껴볼 수 있을지. 어찌되었건, 어찌될것이건 나에게는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인 일행을 발견. 졸졸 따라가보는 재미를 느껴보다. 합천투어 가이드아저씨 고마워염.
참, ,북경짜장면도 먹었지. 9원. 오늘은 은근슬쩍 쓴 돈이 많네. 라지만 이정도 속도로도 충분하니까 뭐. 중국 왔으니 짜장면 먹어줘야지. 이건 중국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먹는것과는 다른 의미다. 여기서 Mc Donald나 KFC를 먹는 것과는 또 다르다. 바람이 시원하니 좋구나. 합천투어 가이드아저씨가 눈에 안보이네.
왕푸징거리. 예상과는 다른 스케일에 아쉽다. 역시 우리나라 짱. 일본만 못하겠지만 말이다. 지나가는 한국인이라도 보면 덥썩 끌어안을만큼 한국적이라는 것에 그리움이 크다. 기껏 내 머리에서 나오는 이 한글들과 여행안내책자의 그것이 전부이니깐 말이다.
그러고보니 청소년이 안보인다. 신기하다. 교복이 없는거야 이해되는데 이시간에 청소년이 이런데 없다니... 공안이 잡나? 가족끼리 오는건 보이는데.. 여고생 애들끼리 깔깔대며 일렬로 지나가는게 보이지 않으니 이상하다. 그런 행동들이 그들의 본능이 아니었나?
땀이 식고, 시간이 흐른다. 바람이 불고 차를 마신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북경 스타일.
이곳의 물가는 뭐라 해야할까. 비싼것도 있고 싼것도 있겠지. 버스는 싼편. 지하철은 뭐 그닥. 인건비는 싼편. 음식과 공산품도. 적고싶은게 많았는데 막상 적으려니 생각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칭짱열차에서 마져 적어야지. 그떄는 남는게 시간일테니까.
09/05 17:20
KFC에서 냉커피를 시다. 7.5원. 중국 메론 이콰이 이콰이! 메론맛일 뿐. 조금씩 허기에 익숙해져간다. 살 좀 빼고 갈 수 있을까?
내게 있어 중국은 뭐랄까.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곳. 공안의 명령에 시민(인민)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곳. 스케일 참 큰 나라. 과거의 우리 모습과 현재(근현대)의 우리 모습. 시민의식이 이해가지 않는 곳. 문화로 받아들여야 하나.
정리하자면, 흑과 백이 뒤섞인 모습. 그렇다고 회색은 되지 않는다. 검은 물과 흰 기름을 한 통에 넣고 수십분을 흔들어댄 뒤 나오는 빛깔 같을 것이다.
북경에서 2박3일.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고, 이 짧은 시간에, 이 좁은 곳에서 중국을 느꼈다고 말한다면 그건 분명 부끄러운 행동이겠지만 아무래도 나는 이곳의 이 순간이 중국 전역의 모습이 아닐까 추측한다. 훗날 언젠가 기회가 또 닿아 중국(어디라도 마찬가지, 같은 이유로 언제라도 마찬가지) 땅을 밟게 된다면, 나는 아마 그떄도 이 느낌을 고스란히 그때에도 느낄 것이다. 아니, 이미 느끼기도 전에 알고 있을 것이다.
Maybe I know what chinese is. Whenever, wherever.
베이칭시짠 앞 KFC에서 삥카페이를 마시며...
이곳 공기는 좋지 않다.사람이 많은 곳만 골라다녀서일까. 칭짱열차를 타고 출발하며 뻥 뚫리는 느낌의 공기를 폐 가득 들이마실 수 있을까. 코가 계속 간지럽거나(재채기가 나올 듯 말 듯 할때의 그 기분이란!), 점성 높은 콧물이 나오거나, 코를 후비며 까만 무언가(무언가일 뿐이지만)가 끊임없이 뭍어나온다. 이 더러운 동네. 고대의 유적을 잘(지리적으로만) 유지하고 있다는 것과 일부의 싼 물가, 그리고 예쁜 누나들을 자주 볼 수 있다는 매력을 제외하면 그다지 다시 오고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안녕 베이칭. 10일 뒤에 다시 만나자구!
09/05 19:00
다들 초시에서 한보따리씩 사들고 가길래 나도 덩달아 쇼핑. 그래봤자 건육, 물, 차, 라면 3종. 아직 열차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20:30 정도에 들어가도 충분할듯. 좋은 공기는 아니지만(확실히 매퀘하다) 바람이 좋아, 그리고 등의 땀좀 말릴 겸 밖으로 나왔다. 8시쯤 식당에 들러 저녁을 먹고 움직여보자.그러고보니 젓가락을 못샀다. 어찌 되겠지. 화장실은 무척이나 구리다 신문지를 구겨 쓰는 사람이 대부분은 아닐테짐 휴지통 가득 구겨진 신문지가 들어있다. 구걸하는 낭인과 암표상들이 널부러진 대기자 사이를 오가는 이곳은 북경서역 앞.
숙소와 세부일정은 열차 안에서 잡으련다. 어찌되었건 48시간이니까. 해지기 전에는 도착하겠지?
계산 실수로 엥꼬. 거기다 열차표 딜레이까지.. 아무래도 칭짱열차타고 다시 북경으로 와야하나보다. 어째서 나의 여행은 편도가 될 수 없는 것일까. 거리마다 장소마다 같은 길로 왕복할 뿐. 그것이 우리네 인생이려니. 허허허.
해가 졌다. 북경의 일몰은 한국 대도시의 일몰과 비슷하다. 소리없이 다가와서 조용히 어둠을 뱉어내고 도망간다.
중국어(한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별 시덥잖은 회화책 한권을 의지삼아 2박3일을 버텼다. 누가 뭐래도 나는 세계 어느 오지에 가서도 잘 돌아다닐거라 믿는다, 새삼.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무인지대라 한들 말이다. 아무렴. 자리는 불편하고 코는 맹맹하다. 하지만 지금 이자리보다 더 나은 곳이 있으리라고는(있다 해도 구하기 쉽지 않거나 내쪽에서 원치 않는) 생각치 않는다.
그러고보니 북경에서의 형제로 보이는 아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어딜 봐도 홀아들/딸일 뿐. 중국의 산아제한정책 때문이겠지. 인력의 축복을 받은 중국이여! 당신들은 이 인력이 끊기면 금새 가라앉을것이다!
주머니에서 흘른 열차표를 인상 좋은 아저씨가 말해주신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쎼쎼를 연발하며 This Plus를 드렸다. 한궈타바코. 이내 사양하지만 끝내는 드렸다. 흐뭇하구나. 정말 이 표가 바람에 날려 날아가버리면 나의 희망도 꿈도 계획도 Lv Up도 날아가버렸겠지. 쭝꿔 아저씨 쎼쎼.
구내 식당에서 주문한 볶음밥은 말 그대로 기름범벅. 적당히 뜨거운 기름에 밥을 넣었다 뺀 느낌. 속이 느글거린다. 코카콜라 한 캔이 절실하다.
먼지쌓인 내 배낭만큼 욱신거리는 어꺠. 뭐랄까. 어깨의 통증을 느끼는 기관이 지쳐버린 느낌. 이제는 어깨가 욱신거리지 않는다. 그저 묵직한 감각만이 가방을 벗어도 남아있다. 대기실 안 풍경. 이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대부분 짐이 한가득이다. 경좌표라 한들 400원 남짓일텐데 그런 비용을 지불해서 차표를 구매하지 못할 만큼 남루한 차림이다. 아니면 그들에게 그만큼 이 이동(여행이라 표현하기엔 그들에게 미안하다)이 절실한 것일지도 모른다.
48시간의 룸메이트는 어떤 사람들일까. 역에 둘러보니 족 전통 의상(인듯)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그래도 고궁에서 본 그 커플만한 사람은 없을듯. 사진 늦은게 지금와서 안타깝다.
줄서있는곳의 직원 아저씨가 방송하는 중에 "라싸"라는 말을 들었다. 뭔가 이 기묘한 떨림과 긴장감은.
전화기가 없어졌다.
젠장. 전화는 잊자. 미치도록 가슴아프지만 말이다. 어쩌면 이것은 새옹지마. 라싸의 일정이 기다려진다. 혹시 국제전화요금 이빠이 나오는건 아니겠지.
21:30 출발 직전. 매우 설레인다. 아싸 좋구나 이느낌. 그동안 몇 읽어본 리뷰와는 사뭇 다르다. 경와석에서 이 14차에서 외국인은 나 혼자인듯. 열차는 언제 멈춰있었냐는듯이 달리기 시작한다. 짜이찌엔 베이찡. 설레임을 뚫고 기차는 달린다. 이 아가씨 테벳어로 이야기한다! 슬슬 재밌어지는데 이거?
09/05 22:10
아쉽게도 바깥 풍경은 유리창 너머다. 오늘은 일찍 쉬고(피곤하니까. 몸돋, 다리도, 마음도) 내일 일어나서 달리는 열차를 구경해보자. 내일은 잊지 말고 라싸 일정을 확실히 해야한다. 모레는 종일 사진을 찍어야 할테니까.
09/06 06:30
깜깜한 바깥하늘 덕에 조금만 더 자야지를 연발하다가 동트는것을 못봤다. 어차피 봤더라도 짙은 안개 덕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을테지만 말이다. 60년대 시골 분위기. 해가 좀 더 높이 뜬다면 아침 분위기가 좀 더 잘 보이려나. 어젯밤 꽤 많이 뒤척였다. 하지만 못견디리만큼 괴롭거나 하진 않다.
09/06 09:00
할게 없을 땐 자는게 최고다. 정말 달게 잘잔다. 잠에 취하고 열차의 울림에 취하고. 씻고싶지만 참아야겠지. 물어보니 여기는 시안. 에엥? 갑자기 왜 코피가.. 경험으로 미뤄보면 너무 많이 자서인가.. 시안은 날이 꽤 흐리다. 가시거리도 길지 않다. 코피 덕분에 내려서 역구경 못하는구나.. 북경서 시안까지는서울-부산 왕복 2번 거리. 미칠듯한 너비의 땅덩이구나. 아직-벌써 1/4밖에-이나 안왔다. 시간 금방이구나.
09/06 10:00
라면. 해물라면 개봉. 뭐이래. 안에 포크가 들어있네. 같은 칸 분들은 카드놀이에 열중이시다. 라면 맛은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
09/06 10:20
이들은 카드놀이에 열중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카드놀이(도데체 룰을 모르겠다. 훌라와 비슷하다. 원카드와도 비슷하다.) 견과류/과일 먹기, 차/맥주 마시기. 나는 그저 두리번거리기. 일정이나 정해야겠다. 그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내 주위를 맴돌다 흩어진다.
09/06 12:30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 이래선 밤에 잠들기 어렵겠는걸. 누워있으니 더욱 졸음이 오는것 같다.
창밖으로 높은 산이 보인다.높이와 거리를 짐작하기 어려운 누런 산이다. 한국에서는 열차를 타거나 고속도로를 타고 달린다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경치를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여기는 아무리 창밖을 지켜 보아도 철길을 따라 경작지와 집들이 보인다.산이 없기 때문인가. 혹은 산이 없는 곳으로만 철길이 나 있어서인가. 달리다 보면 지역이 달라지는게 느껴진다. 인가의, 일반 주택들의 건축 양식이 지역마다 달라진다. 여기는 누런 벽돌로 평평한 벽을 쌓고 지붕은 직각삼각형 모양의 집들이 즐비하다.
조금씩 해가 나는듯 보인다면 시계는 좋지 않다.
열차의 속도는 일정치 않아 속도를 줄이는 일이 잩다. 이유는 모르겠다. 경작물로는 주로 옥수수가 보인다.
이곳에 사는 이들 중 과연 세상의 끝을 우려하며 살아가는 이는 몇이나 될까.
09/06 15:40
열차는 란저우에 정차. 한국사람이 12호차에 몇 타고 있단다.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 이제 오늘 밤이면 꺼얼무에 도착하겠지.
09/06 16:30
그러고보니 성도 경유 루트는 시간이 대중없다. 조미 건육을 씹으며. 맛에 익숙해지는게 중요. 나는 견과류를 준비하지 않았으니까. 나의 식사시간은 무척이나 불규칙하다. 대략 아점과 점저니까. 올 때 차표는 카드 되면 연와로 하자.
09/06 20:00
식당칸에서 밥사먹었다. 좁은 좌석과 맛없는 식사. 비싼 음식가격. 건성의 서비스. 열정은 보이지만 맘에 들지 않는다. 리뷰와는 다르다. 중국음식 맛있다고? 그저 다양한 음식이 있을 뿐. 꺼얼무에느 새벽에 떨어진다고. 내일부터 고산증 적응이 어찌될지 모르겠다. 해가 진 창밖은 스산하다.
09/07 09:00
두텁게 떠있는 구름이 고스란히 쌓여 산이 되었다. 하얀 설원에 뛰어다니는 사슴. 우려했던 고산증은 아직 나오지 않는다. 약간 묵직한 두통 빼고는. 숨쉬는게 약간 미묘하기는 하다. 높이는 비슷한데 여기는 녹지다. 녹지래봤자 누런 흙이 대부분인걸. 그리고 붉은 개울이 흐른다.
새벽 5:30에 꺼얼무에 도착했었다. 차갑고 신선한 이곳의 공기. 좋구나. 아직까지 때뭍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결코 때뭍지 않기를 바란다.
끝없는 평지인데도 구름이 낮다. 연을 날리면 구름에 닿을듯한 높이. 날이 흐린것을 빼면 사진으로 보던것과 비슷하다. 중간 중간 보이는 저수지(이들에게는 구덩이겠지)에 비친 하늘도 아름답다. 서쪽 구름 사이로 보이느 하늘색이 참 곱다.
산소공급 파이프를 장난스레 건드리던 청년은 새어나오는 산소에 어쩔 줄 몰라하며 웃는다. 천진난만한 표정들. 붉은 산도 보인다. 춥지는 않다. 하늘색과 무척이나 대조적이다. 산소호흡기를 장착하신분 한분 발견. 멀쩡해 보이는데.. 귀가 멍해지거나 할줄 알았는데. 간간히 마을도 보인다. 십여채 정도 돼는 작은 마을. 하늘의 구름색이 시시각각 변한다..... 녹지와 흙. 설산이 조화로운곳. 염소는 초원에서 평화롭고 목동은 단잠에 평화롭다.
09/07 15:30
알 수 없는(내가) 이유로 열차는 10여분 정차했다. 한가로운 초원 위의 동물들이 그저 반갑다. 머리는 아직까지 묵직하게 아파온다. 속도 그리 편하지 않다. 식욕도 땡기지 않는다. 오늘 하루 먹은거라고는 물과 컵라면 하나 뿐. 바깥의 적막함과 안의 소란스러움이 절묘히 대조된다. 열차는 다시 달리기 시작하고 날씨는 좋지 않다. 그나마 탁트인 초원을 바라보는게 유일한 위안이 된다.
09/08 09:00
유스호스텔 로비에 앉아 일정을 다시 짠다. 엉겁결에 도착해버린 라싸.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철길 옆의 큰 호수를 못봤다는게 안타깝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은가. 눈뜨고 가만 서서 계속 양쪽 창밖을 두리번거릴 수는 없으니까. 라싸역에서 우여곡절로 버스타고, 우여곡절로 이상한데 내려서(어디에도 없는 라싸여행정보! 역에서 89번 버스 타고 포탈라궁 지나쳐서 우회전하면 그 다음 내릴것) 한시간 넘게 해매다 YAK HOTEL 발견. 그곳에서 만난 일본+한국 여행자들 소개로 조금 더 싼 이 유스호스텔로 숙소 결정. 서양식과 중국식 아침을 고르다, 이왕 온거 중국식. 아무 기대를 하는게 아니다. 그저 계획만 세우는거다. 열이 좀 있고 두통은 끊이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다른데 집중하면 통증이 멎는 두통이다. 꽤 아픈데도... 신기하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 더더욱 욱씬거린다.
이곳은, 산이 구름을 품에 안는다.
09/08 12:00
조캉사원 앞. 보는이마져도 숭고하게 만드는 이들의 힘은 무엇일까. 이들은 이토록 무엇을 바라고, 빌고 있는 것인가. 윤회를 통한 보다 나은 내생일까. 가족의 건강과 성공일까. 성과의 근거 따윈 집어치우고, 이들을 보고 있자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소란스러운 거리와 경건함이 대조적이다. 이들의 기원은 언제쯤 되어야 끝마칠 수 있을까. 햇살이 따가운데도 이들은 아랑곳 없다. 난 이들의 기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그들과 함께 코라를 돌았다. 신성하기만 하던 사원 정문과는 달리 코라를 가득 메운 상점과 노점상들이 나의 눈을 찌푸리게 하였다. 세계 어디도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은 곳은 과연 없는 것일까. 아니면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아야만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판단이 그릇된 것일까. 물욕은 인간의 본성이니까. 수만년 전 수렵사회에서도 사람들은 물욕이 있었을까. 지금의 야생동물처럼, 배부르면 쉬지 않았을까. 저장이 용이로워지면서 인간의 물욕은 시작된 것일까. 아니면 저장이 가능해짐으로써 물욕을 표출할 수 있게 된 것일까. 감기약을 먹었으니 머리가 좀 덜 아프려나.
Tashi 1에서 Yak Bugger와 Chease Cake를 먹었다. 검은 새끼고양이와 함께. 그렇게 극찬할 정도의 치즈케익 맛은 아니었는데 말이지. 그래도 여기 들어온 덕분에 그렇게 찾아 해메던 엽서를 살 수 있어 다행이다. 오늘은 감기기운도 쫓을 겸 엽서나 써두고, 부치는건 주말 지나서 할 수 있겠지. 있다가 해가 지면 바낙숄에서 열차표 예매 대행을 부탁하고 Yak Stake를 먹어봐야겠다.
09/09 12:40
오전 6시 기상. 6:30에 일행과 함께 Yak Hotel 옆 식당에서 아침먹고 7시에 바코르 광장. 간단쓰라 외쳐대는 버스를 타고 한시간 남짓. 감단사에 도착했을 때 주위는 온통 구름이었다. 새벽부터 비가 내리긴 했지. 해발 4500정도 되려나. 두통과 코피가 또 찾아온다. 추위와 비를 피할 겸 입구 앞 레스토랑에서 수유차 마시다보니 어느새 구름은 겆히고 밝은 태양이 감단사를 비춘다. 금빛 지붕들과 붉은 벽에 눈이 부시다. 사원 내부는 어둡고, 버터와 향내음이 가득하다. 일부는(큰곳) 사진촬영 유료. 전체 사진 포인트는 입구 밖 절벽 끝(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이곳)과 입구 막 들어서서 화장실 옆. 과연 천년 전 그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공부하였을까. 그냥 이곳에 천막을 치고 경치만 줄곧 보면서 살았으면. 아무 근심 걱정 욕망 미련 없이 모두 다 떨쳐버리고......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내가 너무 나약하기만 하다. 춥긴 하다. 훌쩍. 수유차 5위안. 버스비 왕복 20위안. 입장료 35위안. 하지만 버스에서 내려서 한참 지나고 정문(우측 내리막길)으로 들어가면 표검사 없다.
09/10 10:00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다고 했는데.. 게이름 때문인지 바코르 코라의 순배하는 자리에는 어느덧 상인들로 가득 차 있다. 현지 티벳인들과 중국어로 흥정하고 있는 나를 돌이켜보면 괜시리 웃음만 나온다. 하늘은 맑고 구름은 산만하다. 라마승 하나가 그늘에 앉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멀리 향 연기가 구름에 닿으려 한다.
09/10 11:00
노블링카는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다. 입구 뿐. 서장박물관은 학생 무료. 국제학생증 가능. 사진촬영 가능(단, 플래쉬는 사용 불가. 매우 어둡다). 볼거리는 많아 좋았다. 2층은 이것저것. 3층은 동식물, 도자기들.
우편엽서 우표는 4.5위안. 세라사원행 버스. 어쩌다보니 조수석 자리. 안에서는 식사할 수 있는 곳이 없다길래 입구 근처에서 쌩쇼를 하면서 수유차에 말은 밥을 먹음. 힘들다.
세라사원은 간덴과는 우선 지형적으로 다르다. 잠긴 문도 많고 라마승도 별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참배객도 몇 뿐. 영어 안내가 입구에만 있다. 토론장을 어찌 찾아가야할지 좀 막막하다. 토론 시간 한시간 전 한적한 가운데 새소리와 기도하시는 분들의 나무끄는 소리가 인상적이다. 운동화 신은 라마승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뭐냐. 어째서 오늘은 debating이 없는거냐. 월요일인데. 어쩐지 입장료 5위안이드라.
들어와서 생각해보니 공짜 입장방법이 생각났다. 지금 나가서 30분을 걸을 수도 없고. 5위안마져 아쉽다. 그래도 3시가 넘으니 사람들이 많아졌다. 모두들 오늘 토론이 없다는걸 알고 있을까.
숙소 들어와버렸더니 나가기 싫다. 저녁 8시까지 맥주마시며 수다떨기. 라싸맥주 8위안. 스노우랜드 호텔 식당에서 저녁식사. 김치찌개 25위안. 먹을만한 국이었지만 밥은 날라가는거. 환송회를 124호실에서 하고, 참이슬 한잔에 한국이 느껴진다.
09/11 11:40
다행히 랜드크루져를 쉽게 얻어탄다. 예정보다 일찍 출발해서 점심을 먹는다.
09/12 17:40
한가로운 오후. 다시 돌아온 유스호스텔의 같은 룸에서 또 주절거림을 시작한다.
정말 멋진 풍경.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게 안타깝다. 하늘에서 발밑까지 이어지는 그라데이션. 숨이 벅차다는 것 말고는 나무랄게 없다.
해가 지면 또다른 천국이 이어진다. 손에 잡힐것 같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구름 탓이었을까. 추위 탓이었을까. 그냥 무의식적으로 '왁!'소리 나올 정도로, 쏟아지리만큼 많았다. 일행 중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람이 있어서, 고질병이 도진게지, 어줍짢은 실력으로 셔터 몇 번 눌렀었지.
다음날 아침 남쵸호수 물을 뜨고 다시 라싸로. 포탈라표를 겨우 구했으나 점심 먹느라 일행을 놓침.
조금씩 조금씩 라싸에 익숙해져 간다. 여행은 여행일 뿐.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다는 의미다.
한적한 오후. 사람이 좋다. 16일 11시 50분 비행기. 조금씩 조금씩 아쉬움도 커간다.
09/13 11:50
게으름 탓이지. 전적으로 말이다. 하지만 나쁘진 않다. 이곳이 티벳이든 아니든 현실이니까. 맥주와 미녀. 그리고 고양이. 우박이 섞인 비바람과 번개. 이 모든것이 평화롭게 느껴지는 이곳이 티벳이다. 무얼 하든, 무엇을 보든 말이다.
포탈라는 포기. 저녁때 야경이나 찍을까. 내일은 어쩔까. 비행기 리컨펌을 오늘 중 해야한다.
09/13 19:20
티벳에서의, 하늘 아래 낚시는 실패. 대신 티벳에서의 뽀그리로 행복한 표정들을 선물받았으니 이것 역시 내게는 벅찬 선물이다.
가기 싫다. 가기 싫다. 떠나기 싫다. 이곳에 나를 뭍을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현실이고, 나는 이 현실을 부정할 수 없는 어린아이가 아니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젠장. 너무 잘 알고 있다. 나는 추억을 품었고, 사람들의 기억 한 켠에 살짝 내 발자욱을 찍는다. 파도가 지나가면 모래 위의 내 발자욱은 사라지겠지. 안타깝지 않다. 하나도 아쉽지 않다. 허락 없이 발을 들이민 것은 어디까지나 내쪽이니까. 내 추억의 모래사장에 흩뿌려져 있는 많은 사람들의 자욱들도 내가 어찌할 수 없는거니까. 누가 뭐래도 현실. 그래서 조금 더 슬프다.
곧 해가 지겠지. 붙잡아 두고 싶은 해가. 그리고 내일 새벽이면 제발 해가 뜨지 않기를 바라겠지. 아니다. 여행은 여행이니까. 아쉬움이 느껴질 때, 사람들의 얼굴을 눈을 감고 떠올릴 수 있을 때. 그럴 때 떠나는게 여행이니까. 난 인연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이럴 땐 우연이든 필연이든간에 같은 하늘 아래서 이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헤어짐에 익숙해진 내가 이번 여행만큼은 왜그럴까. 무엇이 다른걸까. 큰 고마움? 짧지만 정? 몇일 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가 이곳에 있지 않다는 생각이 떠오른다면 어떨까. 슬플까? 하지만 이내 반복되는 바쁜 일상이면 쉽사리 이겨낼 수 있겠지. 왼쪽 가슴이 저려오는 이 아쉬움을 나는 좀처럼, 아니 결코 표현할 수 없으리라. 나는 이번 여행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애초에 나를 찾는 여행도 아니었으니. 탁 트인 광활한 대지와 너른 호수. 내 열정만큼이나 치솟은 산들을 바라보며 나는 마음의 평온함을 느꼈다. 어찌할 수 없는, 주체할 수 없이 밀려드는 평화로움에 나는 몸둘바를 몰라하며 감히 받아들인다. 대자연은 나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나 역시 그에게 아무런 바람도 갖지 않는다. 미래를 알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기에. 내겐 아직 힘이 없으니.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이 평온에의 순종. 이 느낌이 언젠가 다시 그리워지면 나는 다시 이 땅을 밟을 수 있을까. 과연 그 때 나는 또다시 지금과 같은 평온함을 느낄 수 있을까. 기대 없는 여행. 계획이 미비한 여행. 나름대로 좋구나 이것도.
하늘아래 내가 있고, 그 안에 네가 있으니 내가 너를 어찌 잊으리. 티벳이여, 나와 함께 영원하리라.
09/14 07:15
티벳을 떠나는 날. 티벳을 떠나는 라싸역에서. 귀국해서 누군가 나에게 티벳이 어떠했냐 묻는다면 나는 과연 적절히 대답할 수 있을까. 나의 대답으로 티벳은 기분상해하지 않을까.
09/14 21:00
하루종일 뒹굴거렸던 칭짱열차. 지나치는 풍경을 보며 다시 한번 추억에 잠긴다. 라싸발 북경행 열차는 13시15분경 남쵸호수를 지난다. 대략 20여분간.
어제밤 이야기를 잠깐 적을까. 여울이는 노래부르고 아미는 누워있고. 나는 일기를 써댔지. 그리고 여울에게 빌린 카메라를 들고 포탈라 야경을 세컷 찍었다. 왠지 기쁜 생각이 드는건 그저 본능 때문인걸까. 바코르를 한바퀴 돌고 맥주를 사들고 5층에서 마셔댔다. 아미는 잠깐 올라왔다 내려갔고. 리키와 오쿠가 늦게나마 와줘서 다행이다. 한시가 넘어 로비에서 각자 한컷씩 같이 사진도 찍고.
오늘 아침 일어난건 여섯시. 여울이가 꺠워달라기에 꺠워주긴 했다. 스포츠타올과 메모를 남겨줬다. "진정한 너를 찾을 수 있는 여행이 되길 바래".
아침에 찾아간 바코르는 상점의 열기는 찾을 수 없는 한적함이 뭍어나오는 분위기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기도하고, 코라를 돌고 있었다.
그리고 택시타고 라싸역. 참 우습지.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다니 말이다. 뭐가 그리 서러운거였을까 난.
09/15 14:30
그저 얼른 집에 가서 집밥(찰진 밥에 신김치와 된장찌개) 먹고싶다는 생각 뿐이다. 일요일에 들어가야하나, 아니면 하루 더 묵을까. 북경에서 마땅히 할 게 없다는 생각은 들지만, 가지고 있는 인민폐를 다 쓰지 않으면 왠지 손해보는듯한 생각이 든다. 하긴 어지간해서는 뭘 해도 여기서 하는게 더 싸게 먹힐테니까.
상류와는 물 색이 완연히 다르다. 한국에서는 이런 물 색(상류와 하류 모두) 본적도 없지. 청옥색의 상류와 대조되는 황색의 하류. 마치 이 곳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대조되는것과 비슷하다는 생각.
이틀은 무리겠지. 조용한(과연 그런 곳이 있을까!) 공원에 하루 종일 앉아 빈둥대는것도 좋지 않을까? 어찌되었건 도착하자마자 항공사에 전화해야하는데, 전화카드가 없으니 난감하군.
어떠한 경우가 되었든, 내게 남은 시간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남은 시간이 흘러가는 걸 어떻게든 붙잡고 싶은 것은 무언인가를 아쉬워하고 있기 때문일까? 집을 나와 있다는것? 라싸에서의 추억? 편한 생활? 나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내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다 할애한다 하여도 쉽게 정리할 수는 없겠지. 단순할수도, 복잡할수도. 글쎄. 이유가 중요할까?
무언가를, 그 무언가라도 깊히 생각하는게 어렵다. 생각하려는 시도만 하여도 내 안의 한 부분에서 그것을 방해하고 있는 것만 같다. 시도만으로도 금새 싱숭생숭해지고 집중이 되질 않는다. 그냥 흥얼거리며 스쳐 지나가는 경치 바라보며 시간만 흘러갈 뿐. 경치 쪽이 이쪽의 시간보다 조금 빠르다.
이래저래 후회스러운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이번 여행. 의도도 좋았고 기회도 좋았고(객관적으로 본다 해도). 전화기도 잃어버리고, 해선 안될 일을 저질러버리고.. 한국에 돌아가서 벌여놓은 이 많은 일들을 다 수습할 수 있을까. 나의 진심은 어느쪽일까. 내가 만든 자아가 아닌 내게 주어진, 이곳에서 보여진 나는 어느쪽이었을까. 또다시 싱숭생숭해진다.
09/16 14:30
기껏 뛰어왔지만 비행기는 아직까지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발걸음이 무거웠지. 집으로 돌아간다는건 분명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오늘도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선물도 없고, 기념품도 없는 여행. 어째서 나의 여행은 늘 이런식일까.
어차피 마음속에 담기 위해 떠난 관계로 풍경 사진은 그다지 찍질 않았다.
그때의 그 감동들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테니까 사진이 없더라도 상관없다.
정리없이, 시간 순서에 맞게 배열한 사진들
대강 이정도.
일자 | 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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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소비한 금액(한화)
- 비자 발급비(급행) : 75,000
- 티벳 통행 허가증 : 60,000
- 북경-인천 왕복 비행기(세금포함) : 370,000
- 소비총계 : 505,000
- 칭짱열차 : 150,000
- 라샤-성도(천장공로-남로) : 70,000
- 성도-북경서역 : 80,000
- 1일 숙식비 : 5,000
- 예산총계 : 870,000
현지 숙식비는 얼마 안하는걸로 알고있고, 얼마 안쓸꺼임 - 유스호스텔과 침낭 적극 활용.
세부 일정이 잡히는대로 계속 적어볼랍니다.
물론, 염장 포스팅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