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만 그런걸까? 모든 온라인 게임이 그런걸까? 게임 말고 현실에서도 조차 그런걸까?
소수의 유저들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혹은 클래스)가 최악이라고 한다. 어떠한 패치(업데이트)가 일어나면, "내 캐릭을 죽이려는 의도냐!"라며 광분하기도 한다. 더 우스운건, 그러면서도 - 아마도 키워놓은게 아까워서이겠으나 - 그 캐릭을 버리고 다른 클래스의 캐릭터를 선택하지 않는다. 더욱 우스운건, 혹여나 다른 캐릭터를 고른다고 해도 "지금의 내 캐릭터가 최악인 이런 발랜스 ㅅㅂㄻ 게임 같으니!"라며 광분한다.
어째서, 내 캐릭터가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라고, 가장 강력한 캐릭터라고, 내가 지금은 분명 최고는 아니지만 조금 더 노력하면 최고가 될 수 있는 그런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고 힘차게 웃지 못하는 것일까.
다들 이미 이해하고 계시겠으나, 루니아 전기는 여타 다른 MMORPG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습니다. 파티라는 개념이 있다는건 타 MMORPG와 같지만, 파티플레이시 자신의 역할을 어느정도까지 이행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재미가 달라진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루니아 전기라는 게임에는 다양한 재미 요소가 있습니다. 어느분은 광렙 노가다 그 자체가 재밌다는 분도 계실테고, 스테이지를 하나씩 클리어해나가는 성취감에서 재미를 찾는 분도 있으실테고, 남들보다 월등한 컨트롤을 보여줄 수 있는 PvP에서 그 재미를 느끼시는 분도 계시겠지요.(혹은 두근두근상자 여는 재미일수도!) 지금 이 글에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루니아 전기에서 파티플레이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딱히 스테이지용 파티플레이라고 구분짓는 이유는 PvP에서의 파티플레이는 너무나도 가변적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거의 모든 유저들이 알고 있는 "지크는 데미지 딜, 에이르는 힐, 다인은 원거리"라는 기본적인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전략적으로 그 역할이 변경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테이지용 파티플레이시 각 캐릭터별 역할 역시 위에 언급한 그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또한 스테이지에 따라 그 역할은 바뀔 수 있겠지요. 하지만 캐릭터별 특징을 잘 고려해본다면 어느정도 획일적인 패턴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플레이 스타일을 몸에 익히고 계신 파티원들끼리는 어떤 스테이지든지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강조하자면, 확실한 스테이지 클리어가 아니라 재밌는 스테이지 진행입니다. 주로 보스전에서 염두해 두셔야 할 역할들이 될 것 같네요. 일반 잡몹들은 파티플레이고 뭐고 그냥 내키는대로 즐기셔도 크게 문제는 없겠지요.
1. 지크
세 캐릭터 중 가장 방어력과 체력이 높은 캐릭터입니다. 이러한 특징을 고려했을 때 가장 쉽게 떠오르는 캐릭터의 역할은 "탱커"입니다. 몸빵이라고도 하지요. 아군의 다른 파티원들이 데미지를 몇을 주든 신경쓰지 마십시요. 나보다 공격력이 높은 캐릭이네 하는 부러움도 버리십시요. 그저 묵묵히 아군의 캐릭터들이 맞을지도 모르는 공격들을 희생하며 혼자 받아내면 됩니다. 몹이 자신을 늘 바라보도록 유인해야합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탱킹은 파티원에게 반감만 사게 됩니다. "다른 파티원들이 맞을게 뻔한 공격"만을 잘 판단하셔서 대신맞는다거나, 몹의 스킬을 캔슬시키(가능하다면)는 판단이 중요하겠지요. 내 한 생명 죽어서 다른 파티원을 한 생명씩 유지시킬 수 있다면, 그 희생은 값진 것 아니겠습니까?
파티에 지크가 2인 이상이라면 다른 지크들은 좀 더 컨트롤이 요구됩니다. 적당히 데미지를 주는 공격을 하며 메인 탱커가 탱킹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순간적으로 그 분 대신 탱킹을 해야하니까요. 신속한 판단력이 파티원을 전멸에서 구해냅니다.
2. 에이르
다른 캐릭터와는 달리 힐링이 있습니다. 주 역활은 힐링이겠지요. 하지만 남발해서는 안됩니다. 마나를 채우기도 어렵고(다인에 비해), 희생의 댓가로 마나를 채우면 그만큼 힐러가 위험해지게 되니까요. 힐링을 줘야 하는 상황인지, 조금 더 버티고 보다 안전한 상황을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컨트롤 보다는 이 판단이 어쩌면 가장 비중이 큰 캐릭터라고 볼 수 있겠네요. 메인 힐러라면 가능한한 몹을 때리거나 위험에 빠지는 상황을 최대한 피해야합니다. 원거리 공격을 자주 하는 몹이라면 멀리 떨어져서 기다리다가 파티원의 힐이 필요할때만 다가간다거나, 힐이 필요한 사람을 오게 한다거나 하는것이 바람직합니다.
에이르가 파티에 2인 이상이라면 공격보조형 에이르와 전투에이르로 활약해도 재밌을 것입니다만 무엇보다도 서브힐러의 역활이 걸맞겠지요. 서브힐러라면 메인 힐러와는 다른 위치에 서 있는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파티원들이 메인힐러와 서브힐러를 착각하지 않도록 미리 이야기를 해 둬야겠지요. 메인/서브의 구분 없이 2명씩 조를 짜서 움직이는것도 재밌습니다.
3. 다인
다인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다양한 원거리공격에 있습니다. 게다가 직접공격(지팡이 공격)은 데미지가 매우 낮습니다. 그러니 지팡이로 혼자 몹을 때려잡겠다는 생각 보다는 다른 파티원과 같이 공격하거나 다른 파티원이 공격하기 좋은 위치로 몹을 이동시키는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낮은 방어력과 체력을 염두하시고 공격보다는 회피쪽 콘트롤에 집중하시는게 좋습니다. 또 다른 특이점은, 다인은 자기 주변만이 아니라 맵을 좀 넓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퀵슬롯 쪽에 시선을 자주 두어, 쿨타임에 딱 맞춰 바로바로 마법을 쏴주어야 조금이라도 데미지를 더 줄 수 있고, 미니맵을 보며 어느곳에서 누가 전투를 하고 있는지도 파악하고 있는것이 좋습니다. 전략적으로 위험한 부분이 있다면 잡고 있던 몹을 버리고서라도 그쪽으로 달려가 지원해줘야겠지요. 전투중인 몹이 하나 뿐이라면 집중사격을 해 주어야겠지만 몹들이 많은 난전이라면 견제 스타일로 바꿔주는것이 좋습니다. 많은 몹들이 존재하는 난전이라 하더라도 공격중인 지크의 뒤에서 다가오는 몹들과 힐링하는 타이밍에 에이르에게 다가오는 몹들을 장거리 마법으로 견제해줘야 합니다.
파티에 다인이 둘 이상이라도 플레이 스타일이 바뀌지는 않습니다만, 가능하면 이 둘은 서로 떨어져 플레이하는게 좋습니다.
모르던 분들과 파티를 하다보면, 다들 개인플레이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 그리고 함께 플레이 스타일을 서로 맞춰가려는 자세가 보다 재밌는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것이겠지요.
역시나 길이의 압박으로 그냥 내려오신 분들을 위한 요약:
-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 파티 플레이가 재미나진다.
근래의 온라인 게임 문화를 보면,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이 서비스 개시 전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거쳐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의 루니아전기는 이런 문화의 흐름으로 견주어 볼 때 클로즈 베타 테스트와 오픈 베타 테스트 사이의 어정쩡한 중간에 끼어있는 상태입니다. 정식 서비스는 커녕 아직 오픈 베타 테스트도 시작하지 못한 단계입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신종 온라인 게임의 베타테스트 기간에 해당 게임을 즐기고, 정식 서비스가 오픈하여 유료화되면 게임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베타족"이라고 부르더군요.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니 이것에 대해 타인이 무어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결코 없는게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유저들이 베타 테스트의 의미를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지금의 이 루니아전기의 자유게시판만 하더라도 베타 테스트를 잘못 이해하고 계신 분들이 적은 글이 많이 눈에 띄여 안타까운 마음에 조잡한 솜씨로 몇 자 적어봅니다.
"베타 테스트"는 말 그대로 "테스트"입니다. 공연에 비유하자면, 게임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정식 서비스 오픈 직전의 리허설이라 할 수 있겠지요. 배우들은 대사를 잊기도 하고, 무대 셋트는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입니다. 유저들은 여기서 관객입니다. 공연이 오픈되기 몇 일 전에 미리 찾아준 반가운 손님입니다. 무대 연출자와 배우 그리고 스탭들은, 큰 기대감에 일찍부터 찾아오신 관객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물론 개막 전이니 준비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개막 전이니 입장권을 팔지도 않습니다. 관객들은 그저 그 공연이 얼마나 재밌을지 하는 기대감과 관심 때문에 찾아온 관객입니다. 일부는 공짜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오신 분도 있겠지만, 공연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관객들에게도 똑같은 관람 기회를 부여해줍니다. 헌데 관객중에서 미비된 준비를 두고 욕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실수하는 배우들을 보고 뒤돌아 나가버립니다. 리허설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다시 온라인 게임의 경우로 되돌아가, 베타 테스트 유저들의 의무와 권리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베타 테스트의 유저입니다. 당신의 의무는 무엇입니까? 당신이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무엇입니까? 그 권리를 얻지 못했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그러한 경우 무엇을 했습니까?
유저들에게는 게임 서비스가 가능한 때에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집니다. 그리고, 버그를 발견했을 때 버그를 보고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게임에 발전적인 영향을 주는 주제에 대해 토론할 의무와 권리가 주어집니다. 이러한 의무와 권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좀 더 기다리셨다가 정식 서비스가 오픈되면 그때부터 플레이하시면 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읽지 않고 "스크롤의 압박"을 외치며 아래로 내리신 분들을 위해 1줄 요약.
: 테스트는 테스트일 뿐, 테스트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