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주친

樂書 2005. 9. 21. 12:56
...... 누굴까?

복도 끝을 돌아섰을 때 그 사람은 모퉁이 철문 앞에 서서 2% 캔을 홀짝거리고 있었다. 누구였드라. 분명 낯은 익은데 누구였는지 기억은 나질 않는다. 아는척을 할 만큼 익숙한 얼굴은 아니었기에 모른척 지나려는 순간 그 사람은 나를 흘깃 쳐다보았다. 나는 그 사람을 스쳐 지나갔다. 그 사람은 나를 알고 있었던 것일까?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덕분에 식당에서 스쳐지나간 동아리 후배(라고 해 봤자 서로 얼굴 보고 지낸 지 1년도 채 안되는 시간인데도 불구하고)녀석의 이름이 생각났다. 4년 반 만에 만나는 후배였지만 알아보았다. 그런데, 그 사람 누구였을까. 스쳐 지나간 후배의 학과가 기억났다. 대체 그 사람은 누구였기에 내 뇌리에 희미하게 남아있을까.

평범하게 생긴 얼굴이었다면 순간의 착각으로 낯익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그 사람 평범한 얼굴은 아니었다. 분명 어디선가 수 초 이상 얼굴 마주대고 있었던 사람일텐데 언제 어디서 본 누구였는지 모르겠다. 누굴까, 그녀는. 이쁘던데. 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