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생활의 행정적인 이유로 도장을 하나 파야 할 일이 있었다. 옷깃을 여미고 후문 밖을 나서기 전 까지만 해도 아주 당연스레 도장집이 어딘가에 있으리라 생각했고, 그 위치가 어디인지 의심해보지 못했다. 왜그랬을까. 아주 당연스레, 분명 있으리라 생각했다.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몰랐던 주제에.

벌써 이 동네에서 논지 만으로 8년 10개월째이다. 하지만 여태 도장 한 번 파본 적 없으면서, 도장집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더랬다. 왜였을까. 어디서나 흔히 찾을 수 있는 도장집이라는 존재감. 그래서인지 어디있는지 신경쓰지 않아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심치 않았던 것일까.

끝내는 학교 내 학생회관에 있다는 것을 어찌어찌 찾게 되었다.

이건 어째 동화속 "행복" 이야기 같잖아? 가까운 곳에 있으나 찾지못하고, 확인해 본 적 없는데도 분명 있다고 믿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