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유에서이던간에 온라인에서는 초성만을 본따 만들어진 어휘가 자주 사용되어지고 있다. 그 중 지금 하고싶은 이야기의 대표적인 예는 "ㅈㅅ"과 "ㄳ(혹은 ㄱㅅ)"이다. 온라인 문화를 몇달간만 접해본 사람일지라도 그 의미는 각각 "죄송"과 "감사"라는 것을 알 수 있을텐데, 여기서 내가 느낀 의문은 "정말 죄송스럽고 감사하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일까?"이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사람들은 흔히들 "귀찮고 번거롭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꼭 해야하는 것"들을 접하게 된다.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이것은 예외가 아니다. 극단적인 예로는 죄송스러움과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무릎을 꿇거나 허리를 숙이는 표현이 있다. 귀찮고 번거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표현을 해서라도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것을 알리는 하나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이렇게 까지 할 정도로 나는 죄송/감사를 표현하고자 한다'라는 의미랄까.

온라인에서 "ㅈㅅ"라는 글자를 볼 때마다 내가 느끼는것은 "죄송합니다"가 아니다. "거 참 안타깝지만 뭐."정도의 어감으로 들리게 된다. "ㄱㅅ" 라는 어휘 또한 "응, 그래"정도로 밖에는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 죄송하다면 "제가 이러이러해서 죄송합니다"라고 표현하는게 옳고, 정말 감사하다면 "너무나 감사하기에 제가 이러이러합니다"라는 식으로 표현해야 하는게 옳지 않을까. 서로 가까운 사이끼리 "ㅈㅅ"과 "ㄱㅅ"를 남발하는것이야 둘 만의 이야기이니 상관 없겠지만, 처음 접하는 상대에게 혹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게시판/블로그 등에서) "ㅈㅅ/ㄱㅅ"라는 표현을 사용하는것은 그만큼 죄송하지도, 감사하지도 않다라는 의미일 것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ㄳ. 내용이 길어서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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