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 골라 키먼이라는 객실을 선택. 웹에서 검색된 리뷰들(광고/홍보성 글을 제외하고)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선택하였다. 기억나는 리뷰 중에(출처는 기억나지 않지만), "데코레이션이 사진과 똑같았어요"라는 글이 있었는데, 이 말에 100% 동의하진 않는다. 다들 그러하듯 뭔가 퐌타스틱하고 인상깊어보이며, 구매욕을 마구 끌어올리는 식의 색감 조절(어찌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러운 색감과는 다르다)은 당연하다 치고, 홈페이지에 소개된 사진과 다른점은 분홍색 옷의 작은 곰인형이 없고, 빨간 천 의자가 없고, 방바닥에 매트가 없고, 침대 옆 선반이 없고, 테라스용 테이블과 의자가(이것은 우천 때문에 일부러 치운걸지도 모르지만) 없었다. 뭐.. 장황하게(여러줄!!) 썼지만 이 부분이 특이하다는건 아니고, 마당의 잔디가 좋았고, 바로 옆의 계곡(심천)이 좋았고, 세마리의 진돗개와 한마리의 시베리안허스키(말라뮤트일지도 - 이 둘은 당체 구분 못하겠다)랑 같이 즐거웠고, 어딜가나 그러하듯 대관령의 맑고 차가운 바람이 좋았다.
대관령목장과, 양떼목장, 또 몇몇 소소한 목장들의 리뷰들을 함께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기대했던(상상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셔틀버스(자주온다) 타고 전망대까지 올라가서, 천천히 바람이 속삭이는(속삭였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듯. 짖어댔다고 해야 좀 더 뉘앙스가 어울리려나) 소리를 들으며 내려오는데 한시간 가량. 오리를 제외한 다른 동물(젖소, 양, 타조, 염소)들은 펜스 안에 있어서 쉽사리 접근할 수는 없지만, 풀을 뜯어서 흔들어보이면 몇마리는(젖소, 오리 제외) 다가와준다. 귀여운것들.
정신없이 돌아가던 풍력발전기들. 멀리서 보는게 더 멋지다.
신나는 바람개비 놀이
보고 있으면 덩달아 한가해지는 느낌이 드는 젖소무리. 저 소는 희안하게도 30분 넘게 혀로 잇몸을 핥고 있다. 왜일까?
양은 등을 긁어주면 무척이나 좋아한다. 펜스에 몸을 들이대면서 "조금 더 아래, 그래그래, 좀더. 아! 거기! 거기!"라고 말하는것 같다.
엄지손가락만한 뿔이 무척이나 귀여웠던 아기염소. 근데 염소의 눈동자는 원래 이렇게 일자였던가?
사진엔 잘 나오진 않았지만, 공안들이 우루르 몰려와서 길을 막고 사람들을 내쫓았다. 이유를 모르겠다. 관광객들은 그들의 지시에 따라 우르르 한쪽으로 모이게 되고.. 대략 10분 정도 지나서 공안들은 다시 길을 터 주었다. 아무튼, 중앙의 대전까지 가면서 이런 짓거리를 세번 겪었고, 그때마다 대전 코앞에서 뒤돌아 멀어지다 보니 대전 안에 보고싶은 생각이 싹 사라지드라.
이런저런 일들을 뒤로 하고 북경서역에 도착. 이놈들 스케일 하고는 참.. 허허허
북경서역 앞 KFC에서 아이스커피 마시며 낙서중. 이놈의 글고픔은 끊이질 않아...
슈퍼에서 만난 오리X 쵸코파X! 반갑구나!
역 안에도 대합실이 있었지만, 하도 갑갑해서 나온 바깟 풍경. 나도 그들과 섞여 동화된다. 너무 자연스럽게!
이것이 바로 그 칭짱열차 티켓! 잉워(硬臥:딱딱한 6인실 침대)표. 789위안.
침대에 누워 기다리다 보면 그 표를 이런 플라스틱 카드로 바꿔준다. 잃어버리면 어찌되는줄 아나요? 엄마한테 혼나요.
열차 안 화장실. 처음엔 깔끔하고 좋다. 하지만 한두시간 타고가는것도 아니고... 차장 아저씨들이 청소하기 직전에는 정말 개판이 되고 마는 화장실.
주린 배는 슈퍼에서 산 해물라면으로.........니끼!!! 기름듬뿍 스프는 빼고 먹을걸 그랬다.
열차는 중간중간(너댓번 정도?) 스긴 슨다. 여기가 어디었드라.. 시닝이든가 꺼얼무였든가..
자고 일어나보니 온 세상이 하얗다. 뭐야. 9월초인데.
그리고 차장아저씨가 지나다니며 튜브를 나눠준다. 한쪽 끝은 침대 머리맡에 있는 산소발생장치에 꼽고, 반대쪽은 코에 꼽는다. ㄷㄷㄷ. 정말 죽어나가는 사람도 있긴 한가보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주저앉는다는건 말도 안되니 뜯지도 않고 강행군!
첫째날은 풍경이 그저 그랬다. 끝도없는 집과 밭들 뿐이었는데(산도 없어! 신기해!), 두째날은 단조로워도 멋진 풍경이 많았다. 끝없는 초원에 산, 구름들. 야크, 사슴, 양, 염소들이 뛰어다니는 초원... 멋지다!
우유인줄 알았는데.. 야크 젖으로 만든 요구르트 쯤 된다. 싸고 맛있다! 량콰이(2위안)!
8인실 도미토리가 30위안. 마지막 이틀은 일행 덕분에 20위안으로 싸게 입실~
조캉사원과 코라인 바코르 거리. 사원 입구 근처만 경건할 뿐, 바코르 거리는 시장터다. 이게 다 관광객들 때문일테고, 나 역시 관광객이니 뭐라 할 말이 없다. 그저 아쉬울 뿐. 기도하는 금발 아줌마가 어째 낯설고 신기하다.
Tashi 1의 치즈케익. 맛있다면서요?! 난 왜 그런 생각이 안들지...
기압 때문에 밀봉된 모든 제품들이 다 이런식이다. 빵빵한게 너무 귀여워~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남쵸호수 가는 버스가 생겼다. 무박 180위안, 1박 200위안(모두 입장료 포함 가격). 위치는 키레이 호텔 맞은편 쯤.
바낙숄호텔 3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파는 25위안짜리 야크스테이크. 가격대비 맛은 좋다. 좀 짠게 흠. 플래인 라씨(6위안)랑 같이 먹으면 꽤나 좋다.
간단쓰(甘丹寺:감단사). 라싸에서 버스타고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다. 막 도착할때 하늘이 뿌옇더니, 어느새 구름이 아래에서 스물스물 기어올라오고, 끝내 구름이 산 위의 사원을 덮친다. 대낮이 다 되어서야 구름이 겆혔는데, 구름이 겆힌 뒤 가뜩이나 황금색인 지붕들이 빛물에 반사되어 더욱 눈이 부시다. 나는 차시간까지의 대부분을 입구 바깥 절벽 끝에 앉아 주변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코라를 도신 분들 이야기로는 그쪽 길도 좋다던데.. 아쉽긴 하네. 송아지 야크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지 사진기를 들이대니 바로 뒤돌아 쫄랑쫄랑 걸어간다. 이곳 개들은 죄다 매우 불쌍한 느낌의 눈빛을 지닌 저런식의 표정이다. '그냥 놜 내버려둬 줬으면 좋겠어. 혼자있고 싶으니까.'라는 말을 건네줄때의 표정이랄까. 야크에 짐을 싩고 참배오는 참배객을 보니 뭔가 티벳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버스타고 돌아오는 길에 들른 桑阿寺:상아사.
이 호스텔에서 제공해주는 공짜 아침. 이건 서양식이고, 중국식도 찍은거 같은데 안뵈네. 그냥 공짜니까 먹을만 한거다.
시짱박물관. 티벳에 대한 것들을 모아놓은 박물관이지만, 어디까지나 중국쪽 입장이기 때문에 티벳박물관이라기보다는 서장박물관이라고 해야할듯. 건물이 아주 멋드러진다. 내부도 꽤 큰 편이고. 플래쉬를 안쓰려다보니(플래쉬 금지) 많이 흔들렸네. 전시물품도 꽤나 많은 편이다. 천천히 다 둘러봤으면 대략 3시간은 될듯. 허나 내가 불교 역사나 중국 역사를 잘 모르니 그냥 눈요기만.
시내버스(이건 2위안)타고 쎄라스(色拉寺:색랍사)로. 옛날 마을버스같은 차였는데, 자리가 없다고 보조석에 앉으란다. 허허허 뭔가 기분이 야릇.
사실 사원 내부는 다 거기서 거기다. 다른 사원들도 마찬가지고. 물론 내가 불교 종파를 잘 모르니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쎄라스의 가장 큰 특징은 오후 3시(혹은 3시반)에 하는 스님들의 난상 교리문답. 일요일은 쉰다고 해서 월요일로 스케쥴 바꿔서 갔는데.. 마침 이날도 그들의 holiday였다고 한다(귀국하는 길에 만난 한국인에게 들은 이야기). 뭐 이런 낭패가.. 달랑 이거 하나 보려고 이 사원에 온건데! 어쩐지 50위안 하는 입장료를 그날은 5위안밖에 안받드라.
이것은 라싸맥주! 맛있다. 뒤에 이쁜 아가씨는 일행 q*ㅡ_ㅡ*p
향수에 괴로움을 이기기 위해 snow land 호텔 레스토랑에서 시킨 김치찌개. 하지만......... 비추. 나의 김치찌개는 이렇게 맑은 국이 아니야! 나의 밥은 이렇게 날라다니지 않아!
이래저래 미묘한 일들이 다 지나가고 남쵸로 출발.
그리고 남쵸호수 가는 길. 사실 실제로 눈으로 보는것과 사진으로 보는것이 다를 것이라고는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래도 사진으로 찍은걸 직접 보니 이렇게 실망스러울수가.. 아무리 날씨가 안좋았다 하더라도 그 멋진 색들은 다 어디가버렸을까? 더군다나 더없이 상쾌했던 그 바람들은 사진기에 담을 수 없으니..
드디어 남쵸호수. 서울의 3배 면적. 누가 여길 호수라고 하는가. 파도치는걸 보니 바다가 따로 없다. 염수호라던데 물맛에서는 짠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더라. 물은 매우 차고. 사람 사는곳 근처의 물이라 그런지(가이드책 보니 숙소 근처인 이 일부만 공개한다고) 그렇게까지 맑지는 않았다. 그저 우리나라 동해바다 보는 듯한 기분이랄까.
그리고 나의 퍼포먼스. 풉*. (사실 저때 한 말은 "허리아파! 빨리찍어줘!"였다.)
우리가 남쵸에서 묵었던 숙소(텐트다!). 텐트 말고 합판으로 지어진 집도 있었는데.. 이 천막숙소는 밤에 바람이 숭숭 들어온다. 젠장! 오지게 춥다! 하지만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잠깐이나마 볼 수 있었다는게 남쵸 호수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듯.
중국인 일행 덕분에 싸게 먹은 점심. 쟝몐이라는 국수와 쯔바오(만두).
포탈라! 너무 멋져! 밤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서 더 멋진데...
릭샤도 타보고..
훠궈도 먹고.
라싸를 떠나는 마지막날 새벽. 조캉에서 잠깐 기도하고, 라싸를 출발.
안녕, 라싸! 칼레 페, 라싸! 따시뗄레, 라싸!
역시 라싸와 꺼얼무 사이의 풍경이 아름답다. 라싸에 올때는 못봤는데, 가다보니 남쵸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