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동물이 무엇입니까?"하고 묻는다면 0.5초의 지체도 없이 바로 "토끼!"라고 외칠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토끼가 가장 싫다. 무섭기까지 하다. 끔찍하다. 꿈에 나올까 두렵다. 다시는, 다시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이녀석이 해미.
그리고 이녀석이 푸성이.
처음엔 이쁘기 그지없는 녀석들이었다. 방 안에 풀어놓으면 좋다고 뛰어다니고. 한번 뛸 때마다 동글동글 까만 덩어리들이 톡톡 튀어나오고(qㅡㅛㅡ;p), 딱딱한 토끼사료 줄때마다 오독오독 씹어먹는걸 보면 정말 평화로움과 순수의 상징 바로 그 자체가 토끼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수컷이라 그런지 성격이 좀 활발한 해미는 늘상 어리숙하게 가만 있는 암컷 푸성이를 못살게 굴기 일상이었다. 그러다 이녀석들이 이젠 좀 컸는지.. 흠흠. 말로만 듣던 그 "토끼같다"라는 표현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케이지가 파르르르르 떨리는게 30여초 남짓. 그리고 멈춘다. 3분 뒤 다시 케이지는 30여초 파르르르. 그러기를 몇날 몇일 반복했다. 나와 룸메이트였던 내 친구는 "이제 곧 새끼 토끼들이 태어나겠구나!"하며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을 뒤져가며 토끼의 임신과 육아에 대해 자료를 조사했다. 그 귀염둥이 애들이 바글바글한 케이지를 상상하며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도 푸성이의 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qㅡㅛㅡ;p
어느날. 학교 근처에서 길죽하고 좁은 모양의 종이상자를 몇개 주워온 나는, 굴이라는 환경을 천성적으로 좋아하는 토끼들을 위해 케이지 입구에 설치해주었다. 토끼 두마리는 지들 세상을 만난 양 종이 박스 굴 속을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고 신나 했었다. 굴과 같은 분위기는 육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몇일을 그렇게 나두었는데...
여느날과 다름 없이 종이박스 굴 속에서도 격렬한 진동이 이뤄지고 푸성이는 어째 싫어하는 눈치인지 해미를 피해다니기만 했다. 푸성이는 굴에서 ㅤㅉㅛㅊ겨나 케이지 안으로 들어가고, 그런 푸성이를 해미가 쫓아가고, 푸성이는 다시 굴로 도망가고. 이러기를 계속 반복하는 패턴이었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그러다가.. 갑자기 해미가 굴에서 쫓겨나는 일이 벌어지더니 푸성이가 그 뒤를 쫓아 케이지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푸성이가 해미를 덮쳤다. qㅡㅛㅡ;;;p
30여초간 격렬하게 진동하는 케이지. 해미는 다시 굴로 도망가고 푸성이는 그 뒤를 쫓아 들어갔다. 이번에는 푸성이가 먼저 나오고 해미가 그 뒤를 쫓아나와 푸성이를 덮치고 진동모드. 다시한번 도망간 푸성이를 해미가 쫓아 굴로 들어가고, 굴에서 먼저 나온 해미는 다시 푸성이에게 당하고;
너무나도 어이없는 나는 둘 다 뒤집어 까보았다. 이럴수가. 둘마리 다 달릴게 달려있는 숫놈들. qㅡㅛㅡ;p
뭐냐 너희들은. 수컷 뿐이라, 어쩔 수 없이 둘이서 번갈아가며 즐기던거였냐!
그 뒤로 나는 토끼만 생각하면 그 일이 생각난다. 서로 번갈아가며 위에 올라타주는 우정(qㅡㅛㅡ;p)이 생각난다. 그리고 나는 토끼가 무서워졌다;
.
몇년 전 까지만 해도 딱히 싫어하는 동물 따위 없었다. 어느쪽이냐 하면 거의 모든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둥굴넙치부터 흰뺨검둥오리까지, 긴꼬리작은개미핥기부터 흰수염고래까지 어느 하나 미운놈 없이 다 좋아하고 예뻐라 하는 편었다. 마음 착한 사람들이 동물을 좋아 한다던데, 풉*
토끼 역시 애초부터 싫었던것은 아니다. 몇년 전 그 사건들 전까지는.
2002년이던가 2003년이던가. 후배가 토끼 두마리와 좀 큼직한 새장같은 케이지를 넘겨주었다. 한마리는 회색 눈의 하얀 털이 복실복실했던, 두르고만 있어도 앙고라 목도리 같던 녀석이었고, 다른 한마리는 한국의 어떤 야산에서나 볼 수 있는 검은 눈의 갈색 털의 산토끼이다. 둘 다 덩치가 그다지 크지 않아서 한손으로 가뿐히 들 수 있을 정도다. 흰둥이는 암컷이고 푸성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갈색 토끼는 수컷으로 해미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전 주인이 지어준 이름이라 이름의 근원은 모른다.)


처음엔 이쁘기 그지없는 녀석들이었다. 방 안에 풀어놓으면 좋다고 뛰어다니고. 한번 뛸 때마다 동글동글 까만 덩어리들이 톡톡 튀어나오고(qㅡㅛㅡ;p), 딱딱한 토끼사료 줄때마다 오독오독 씹어먹는걸 보면 정말 평화로움과 순수의 상징 바로 그 자체가 토끼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수컷이라 그런지 성격이 좀 활발한 해미는 늘상 어리숙하게 가만 있는 암컷 푸성이를 못살게 굴기 일상이었다. 그러다 이녀석들이 이젠 좀 컸는지.. 흠흠. 말로만 듣던 그 "토끼같다"라는 표현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케이지가 파르르르르 떨리는게 30여초 남짓. 그리고 멈춘다. 3분 뒤 다시 케이지는 30여초 파르르르. 그러기를 몇날 몇일 반복했다. 나와 룸메이트였던 내 친구는 "이제 곧 새끼 토끼들이 태어나겠구나!"하며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을 뒤져가며 토끼의 임신과 육아에 대해 자료를 조사했다. 그 귀염둥이 애들이 바글바글한 케이지를 상상하며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도 푸성이의 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qㅡㅛㅡ;p
어느날. 학교 근처에서 길죽하고 좁은 모양의 종이상자를 몇개 주워온 나는, 굴이라는 환경을 천성적으로 좋아하는 토끼들을 위해 케이지 입구에 설치해주었다. 토끼 두마리는 지들 세상을 만난 양 종이 박스 굴 속을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고 신나 했었다. 굴과 같은 분위기는 육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몇일을 그렇게 나두었는데...
여느날과 다름 없이 종이박스 굴 속에서도 격렬한 진동이 이뤄지고 푸성이는 어째 싫어하는 눈치인지 해미를 피해다니기만 했다. 푸성이는 굴에서 ㅤㅉㅛㅊ겨나 케이지 안으로 들어가고, 그런 푸성이를 해미가 쫓아가고, 푸성이는 다시 굴로 도망가고. 이러기를 계속 반복하는 패턴이었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그러다가.. 갑자기 해미가 굴에서 쫓겨나는 일이 벌어지더니 푸성이가 그 뒤를 쫓아 케이지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푸성이가 해미를 덮쳤다. qㅡㅛㅡ;;;p
30여초간 격렬하게 진동하는 케이지. 해미는 다시 굴로 도망가고 푸성이는 그 뒤를 쫓아 들어갔다. 이번에는 푸성이가 먼저 나오고 해미가 그 뒤를 쫓아나와 푸성이를 덮치고 진동모드. 다시한번 도망간 푸성이를 해미가 쫓아 굴로 들어가고, 굴에서 먼저 나온 해미는 다시 푸성이에게 당하고;
너무나도 어이없는 나는 둘 다 뒤집어 까보았다. 이럴수가. 둘마리 다 달릴게 달려있는 숫놈들. qㅡㅛㅡ;p
뭐냐 너희들은. 수컷 뿐이라, 어쩔 수 없이 둘이서 번갈아가며 즐기던거였냐!
그 뒤로 나는 토끼만 생각하면 그 일이 생각난다. 서로 번갈아가며 위에 올라타주는 우정(qㅡㅛㅡ;p)이 생각난다. 그리고 나는 토끼가 무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