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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3.13 정신착란 8
  2. 2006.03.11 저주를 받다 6
  3. 2006.03.07 이해할 수 없는 온라인 게임 문화 8
  4. 2006.03.02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8
  5. 2006.03.01 너에게 할 수 있는 말. 14
  6. 2006.02.25 육면체를 보는 시선 8
  7. 2006.02.16 누군가에게 어떤 존재 되기 6
  8. 2006.02.09 공학도의 괴리

정신착란

樂書 2006. 3. 13. 15:13
몽롱하다몽롱하다몽롱하다몽롱하다몽롱하다몽롱하다몽롱하다

반지를 잃다반지를 잃다반지를 잃다반지를 잃다반지를 잃다반지를 잃다반지를 잃다

몽롱하다몽롱하다몽롱하다몽롱하다몽롱하다몽롱하다몽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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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를 받다

樂書 2006. 3. 11. 14:18
나는 그분 앞에 머리를 크게 조아리며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어째서이옵니까. 어째서, 왜 저인겁니까."

"그것은 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느냐. 너의 죄에 합당한 벌을 내린 것이니 너는 그것을 달게 받으라."

언제나 한결같은 그분의 음성에서 아무런 분노도, 쾌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억울한것 역시 아니다. 그저 참기에 너무 버거운 고통을 주는 이 저주를 감당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견디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괴롭습니다. 언제까지 이 아픔을 품에 안고 살아야 하옵니까."

그 분은 아까와 같은 음색으로 차분히 대답해주신다.

"이미 너도 잘 알고 있을 터. 또 다른 사랑이 네 앞에 나타날 때 까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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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씨의 PVP라는 글을 읽고.

우리나라만 그런걸까? 모든 온라인 게임이 그런걸까? 게임 말고 현실에서도 조차 그런걸까?
소수의 유저들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혹은 클래스)가 최악이라고 한다. 어떠한 패치(업데이트)가 일어나면, "내 캐릭을 죽이려는 의도냐!"라며 광분하기도 한다. 더 우스운건, 그러면서도 - 아마도 키워놓은게 아까워서이겠으나 - 그 캐릭을 버리고 다른 클래스의 캐릭터를 선택하지 않는다. 더욱 우스운건, 혹여나 다른 캐릭터를 고른다고 해도 "지금의 내 캐릭터가 최악인 이런 발랜스 ㅅㅂㄻ 게임 같으니!"라며 광분한다.

어째서, 내 캐릭터가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라고, 가장 강력한 캐릭터라고, 내가 지금은 분명 최고는 아니지만 조금 더 노력하면 최고가 될 수 있는 그런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고 힘차게 웃지 못하는 것일까.

이런 사고(思考)가 온라인 게임 속에서의 "자존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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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사람들은 이 문구에서 희망을 느낄 수 있다고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너무나도 비관적이고 자조적인 문장이다. 그래서 나는 이 문구가 싫다.
  • 내일,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해서 오늘, 오늘의 태양의 의미가 사라지나?
  • 내일, 내일의 태양은 저녁되면 안지나? 언제 지는지조차 알고있는게 아닌가?
  • 태양은 뜨겠지만, 내일 날씨는 어쩌고? 구름 잔뜩 낀 날씨라면 내일 뜨는 태양에 의미가 있는가?
  • 내일의 태양은 오늘의 태양과 같은 태양 아닌가? 태양계에 여러개의 태양이 있었던가?
  • 내일이라는 시차의 관점은 인간이 만들어낸것 아닌가? 인간이 만들어낸 범주로 태양이라는 자연을 구분짓는것인가?
  • 어차피 내일, 내일의 태양이 뜬다면 이왕 망친 하루, 오늘의 태양은 무시하고 막살아도 된다는건가?
  • 내일의 태양이 의미있다면, 다음주, 다음달, 내년의 태양은 무시되는가?

그렇기 때문에 위의 문구는 다음과 같이 수정되어야 한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지만, 나랑은 관계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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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은, "미안해".

안타깝게도, 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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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면체를 보는 시선

樂書 2006. 2. 25. 20:47
당신 앞에 육면체의 상자가 있습니다. 단단히 포장된 라면박스같은 상자입니다. 한번 상상해보세요. 어떤 면이 보입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자가 가진 하나의 면만을 봅니다.

소수의 일부는 시선을 약간 틀어 두개 혹은 세개의 면을 봅니다.

좀 더 적극적인 사람이라면 상자를 돌리거나 시선을 움직이며 6개의 면을 봅니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상자 안쪽의 6면을 더 봅니다.

그리고 나같은 사람들은 상자가 세상을 향하는 면 12개, 그리고 세상이 상자를 경계짓는 12개의 면을 더 봅니다.
종이상자를 하나 놓고, 24개의 면을 살피는 저는 역시 싸이코인가봅니다.


상자가, 상자가 아닌, 사람이라면, 타인의 이성이라면, 몇 개의 면을 보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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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4] <###> ##님 목소리 들었다 *-_-*
[14:14] <###> 아 좋다~
[14:14] <###> 하악하악


나도 누군가에게, 목소리만 들어도 "하악하악"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고싶다. 그 누군가에게.


가능하면 이쁜아가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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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도의 괴리

樂書 2006. 2. 9. 17:50
대부분의 공학도들은 인간에게 유용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공부를 한다. 이학과 다른점이라면 거기에 경제성이라는 부분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선진 기술이라 할지라도 경제적 타산이 맞지 않으면 바른 기술이 아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모순이 생기기도 한다. 가령 1년동안 쓸 수 있는 나사가 100원에 제작할 수 있는 현실에서, 200원에 10년동안 쓸 수 있는 나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것은 공학도로 마땅히 할 일인가?
표면적으로 보면, 더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비록 가격은 두배이지만 내구성은 10배이므로) 살 수 있는 소비자에겐 좋은 기술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입장에서는? 그만큼 매출이 줄어드는 것이다. 10년에 10개 팔리던 물건이 10년에 1개밖에 안팔리는 셈이니까.

자동차나 휴대용기기처럼 디자인(미적 요소에서의)이 제품의 가격을 좌우하는데 큰 요소가 된다면 "유행"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내구성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디자인이 필요 없는 자재류를 생산하는 입장에서는 내구성이야 말로 어찌보면 가격경쟁력에 있어서 커다란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역시나, 10년 쓸 수 있는 나사를 개발하더라도 잠시 침묵해두고, 2-3년만 쓸 수 있는 나사를 따로 개발해두는것이 좋겠구나. 가격은 물론 200-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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