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樂書 2006. 2. 7. 11:55
그러고보니 딱 10년 전이네.

서로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오히려 자신이 더 행복해지던 그시절. 딱 10년 전 이맘때네. 뭔가를 더 주고 싶어도 가진게 없어서 줄 수 없었던 그 시절이.

다들 잘 지내겠지. 그렇다면 나도 잘 지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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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기억

樂書 2006. 2. 4. 20:14
어릴 때 일이다. 매우 어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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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이해의 난해

樂書 2006. 2. 2. 10:35
"이보게, 거기 젊은이."

"예? 저요?"



".... 자네가 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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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아 전기, 팁게시판에 적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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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에서이던간에 온라인에서는 초성만을 본따 만들어진 어휘가 자주 사용되어지고 있다. 그 중 지금 하고싶은 이야기의 대표적인 예는 "ㅈㅅ"과 "ㄳ(혹은 ㄱㅅ)"이다. 온라인 문화를 몇달간만 접해본 사람일지라도 그 의미는 각각 "죄송"과 "감사"라는 것을 알 수 있을텐데, 여기서 내가 느낀 의문은 "정말 죄송스럽고 감사하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일까?"이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사람들은 흔히들 "귀찮고 번거롭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꼭 해야하는 것"들을 접하게 된다.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이것은 예외가 아니다. 극단적인 예로는 죄송스러움과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무릎을 꿇거나 허리를 숙이는 표현이 있다. 귀찮고 번거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표현을 해서라도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것을 알리는 하나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이렇게 까지 할 정도로 나는 죄송/감사를 표현하고자 한다'라는 의미랄까.

온라인에서 "ㅈㅅ"라는 글자를 볼 때마다 내가 느끼는것은 "죄송합니다"가 아니다. "거 참 안타깝지만 뭐."정도의 어감으로 들리게 된다. "ㄱㅅ" 라는 어휘 또한 "응, 그래"정도로 밖에는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 죄송하다면 "제가 이러이러해서 죄송합니다"라고 표현하는게 옳고, 정말 감사하다면 "너무나 감사하기에 제가 이러이러합니다"라는 식으로 표현해야 하는게 옳지 않을까. 서로 가까운 사이끼리 "ㅈㅅ"과 "ㄱㅅ"를 남발하는것이야 둘 만의 이야기이니 상관 없겠지만, 처음 접하는 상대에게 혹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게시판/블로그 등에서) "ㅈㅅ/ㄱㅅ"라는 표현을 사용하는것은 그만큼 죄송하지도, 감사하지도 않다라는 의미일 것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ㄳ. 내용이 길어서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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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수초간 이루어진 내 위와의 대화


야, 왜 갑자기 그러는거야?
......
무슨 일 있는거야? 왜그래?
알면서 물어?
......
넌 어쩜 그렇게 이기적이야?
난 또 뭐라고. 여지껏 잘 버텨왔으면서 왜 갑자기 그러는거야?
여지껏 버틴것도 기적인거야. 알아?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그랬잖아. 조금 더 버티면..
그만둬, 그런소리. 벌써 몇년째 그 말만 믿고 버텨왔는데 또 그런 소리야?
생각해봐. 지금 이렇게 하지 않으면 먼 미래에는 이런 생활을 더 많이 해야하는데?
......
그래서 지금 이렇게 하는거야. 조금만 더 기다리면 분명 여유로운 점심 식사를 할 수 있게 될꺼야.
나도 그걸 몰라서 이러는게 아니야. 하지만 정도껏이지.
사실.. 직접적으로 말해준적은 없지만, 난 정말 너한테 미안해. 너무 미안해.
밥먹으러 내려갈때도 뛰어가고, 밥 먹고 나서도 바로 뛰어오는것, 그런것 때문이 아니야.
그래도 너니까 이렇게 버텨준다는것. 그것도 너무 고맙게 생각해.
시간 없다고 잘 씹지도 않고 그냥 삼켜버리는것 때문에 그러는것도 아니야.
이제 거의 다 왔어. 조금만 힘을 더 내주렴.
돈없다고 한번에 몰아먹는것도 버티기 힘들지만, 그것 때문도 아니야.
네가 뭘 원하는지 나도 잘 알아. 하지만 노력 없이 얻을 수는 없어.
너는 인간이고, 나는 그 인간의 위야. 알아? 우리 어떤 관계인지?
응, 물론. 잘 알고 있지. 그러니까 이렇게 다시 한번 부탁하는거잖아.
네가 원한다면 나는 좀 더 노력해줄 수 있어. 하지만 장담할 수 없는게 있어.
응. 그게 뭔지는 알아. 고마워.
그때가 되면 나도 널 더이상 도와줄 수 없어. 돕고싶어 발버둥쳐도 도와줄 수 없어.
...... 알아. 나도 그런 관계 원치 않아. 좀 더 잘 할께.
...... 그날이 오면 정말, 여유로운 점식식사, 할 수 있는거지?
응! 물론이지! 너는 나만 믿으면 돼! 잘 해낼 자신 있다구!
또 속는거라는거 뻔히 알면서도.. 나도 왜 내가 이렇게 너한테 끌리는건지 모르겠어.
고마워. 고마워. 헤헷. 지켜보라구. 난 잘 해낼테니까.



아무래도 내 위는 여자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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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이 하나 있어요

樂書 2005. 12. 31. 23:59
내 단점을 듣고 싶어요. 내가 느끼는 나의 단점이 아니라 남의 눈에 비치는 내 단점. 다른 사람의 눈에 밟히는 나의 안좋은점.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들어서 스스로 인정하고 싶어요. 인정되는 단점들은 고치고 싶어요.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내 단점 때문에 나를 미워하는게 싫어요. 이미 나는 그렇게 너무 많은 사람들을 잃었어요. 이제 더 이상은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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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아전기 자유게시판에 적은 글.


자주는 못하지만, 루니아 전기를 재밌게 즐기고 있는 한 유저입니다.

근래의 온라인 게임 문화를 보면,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이 서비스 개시 전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거쳐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의 루니아전기는 이런 문화의 흐름으로 견주어 볼 때 클로즈 베타 테스트와 오픈 베타 테스트 사이의 어정쩡한 중간에 끼어있는 상태입니다. 정식 서비스는 커녕 아직 오픈 베타 테스트도 시작하지 못한 단계입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신종 온라인 게임의 베타테스트 기간에 해당 게임을 즐기고, 정식 서비스가 오픈하여 유료화되면 게임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베타족"이라고 부르더군요.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니 이것에 대해 타인이 무어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결코 없는게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유저들이 베타 테스트의 의미를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지금의 이 루니아전기의 자유게시판만 하더라도 베타 테스트를 잘못 이해하고 계신 분들이 적은 글이 많이 눈에 띄여 안타까운 마음에 조잡한 솜씨로 몇 자 적어봅니다.

"베타 테스트"는 말 그대로 "테스트"입니다. 공연에 비유하자면, 게임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정식 서비스 오픈 직전의 리허설이라 할 수 있겠지요. 배우들은 대사를 잊기도 하고, 무대 셋트는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입니다. 유저들은 여기서 관객입니다. 공연이 오픈되기 몇 일 전에 미리 찾아준 반가운 손님입니다. 무대 연출자와 배우 그리고 스탭들은, 큰 기대감에 일찍부터 찾아오신 관객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물론 개막 전이니 준비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개막 전이니 입장권을 팔지도 않습니다. 관객들은 그저 그 공연이 얼마나 재밌을지 하는 기대감과 관심 때문에 찾아온 관객입니다. 일부는 공짜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오신 분도 있겠지만, 공연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관객들에게도 똑같은 관람 기회를 부여해줍니다. 헌데 관객중에서 미비된 준비를 두고 욕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실수하는 배우들을 보고 뒤돌아 나가버립니다. 리허설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다시 온라인 게임의 경우로 되돌아가, 베타 테스트 유저들의 의무와 권리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베타 테스트의 유저입니다. 당신의 의무는 무엇입니까? 당신이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무엇입니까? 그 권리를 얻지 못했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그러한 경우 무엇을 했습니까?

유저들에게는 게임 서비스가 가능한 때에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집니다. 그리고, 버그를 발견했을 때 버그를 보고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게임에 발전적인 영향을 주는 주제에 대해 토론할 의무와 권리가 주어집니다. 이러한 의무와 권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좀 더 기다리셨다가 정식 서비스가 오픈되면 그때부터 플레이하시면 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읽지 않고 "스크롤의 압박"을 외치며 아래로 내리신 분들을 위해 1줄 요약.
: 테스트는 테스트일 뿐, 테스트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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