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추억일수록 그 추억은 닳아간다.
안타까운 일이다. 인간의 기억력이 완벽하지 못하다는것이 때로는, 아픈 상처를 잊는다거나 할 때에는 신의 축복일 수도 있겠지. 가슴시린 추억을 죽는날까지 가슴에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건 너무나 비극적인 일이니까. 하지만 때로는 이런 추억의 마모가 아쉬울때가 있다. 누구라도 종종 있게 마련인거다.
추억이란 게다가 매우 불안정해서, 자주 꺼내 상기해본 추억일수록 그 추억은 왜곡되어간다. 이건 마모쪽 특성 보다도 더 슬픈 일이다. 추억의 마모는 상처의 치유라든가 하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지만, 이쪽은 그렇지 않다. 내 스스로를 갉아먹는 범죄-까지는 아니겠지만-이다.
때로는 추억이 꿈으로 형상화된다. 그런 추억일수록, 꿈 속에서 자주 형상화된 꿈일수록 그 추억은 더욱 왜곡되어져 간다.
내 추억은 그렇게 왜곡되어갔다. 나 스스로를 속이며. 게다가 더욱 더 우스운건 전혀 왜곡되지 않았다고 믿게 만든 내 자신이다. 자기최면처럼 나는 그렇게 나를 속이며 내 안의 나를 속여간다.
... The Butterfly Effect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