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書'에 해당되는 글 270건

  1. 2005.03.14 화이트데이 단상 3
  2. 2005.03.09 질문 둘. 5
  3. 2005.03.08 2
  4. 2005.03.06 추억의 마모 1
  5. 2005.03.05 전하지 못한 말. 1
  6. 2005.02.26 이 겨울의 끝에서. 1
  7. 2005.02.26 대화
  8. 2005.02.21 문득 3

화이트데이 단상

樂書 2005. 3. 14. 21:04
작년 화이트 데이 때는 지하철에서 커다란 사탕 바구니를 들고 있는 아가씨들을 많이 보았던것으로 기억한다. 헌데 올해 화이트데이에는 그런 아가씨가 없네? 맞은편에 앉은 매력적인 저 아가씨도 빈손이다. 아싸 좋구나.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런 까닭에 즐겁다. 왠지 모르게 즐겁다.

하늘엔 영광이 땅에는 평화가. 그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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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둘.

樂書 2005. 3. 9. 01:44
질문 하나.에 이어서, 같은 맥락의 질문입니다. 이번것은, 보이는 그대로의 어휘입니다.




- 당신은 꿈을 지니고 있기에 살아갑니까? 아니면 살아가기에 꿈을 지니게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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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書 2005. 3. 8. 20:47
바람 내음 바뀌고

눈 꽃 휘날리더니

봄 빛 흐드러지네


꽃은 그렇게 물들어가고

나는 또

새로운 날 맞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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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마모

樂書 2005. 3. 6. 04:28
오래된 추억일수록 그 추억은 닳아간다.
안타까운 일이다. 인간의 기억력이 완벽하지 못하다는것이 때로는, 아픈 상처를 잊는다거나 할 때에는 신의 축복일 수도 있겠지. 가슴시린 추억을 죽는날까지 가슴에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건 너무나 비극적인 일이니까. 하지만 때로는 이런 추억의 마모가 아쉬울때가 있다. 누구라도 종종 있게 마련인거다.

추억이란 게다가 매우 불안정해서, 자주 꺼내 상기해본 추억일수록 그 추억은 왜곡되어간다. 이건 마모쪽 특성 보다도 더 슬픈 일이다. 추억의 마모는 상처의 치유라든가 하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지만, 이쪽은 그렇지 않다. 내 스스로를 갉아먹는 범죄-까지는 아니겠지만-이다.

때로는 추억이 꿈으로 형상화된다. 그런 추억일수록, 꿈 속에서 자주 형상화된 꿈일수록 그 추억은 더욱 왜곡되어져 간다.

내 추억은 그렇게 왜곡되어갔다. 나 스스로를 속이며. 게다가 더욱 더 우스운건 전혀 왜곡되지 않았다고 믿게 만든 내 자신이다. 자기최면처럼 나는 그렇게 나를 속이며 내 안의 나를 속여간다.

... The Butterfly Effect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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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지 못한 말.

樂書 2005. 3. 5. 23:08
있잖아, 오빠가 요즘 연애좀 하고 싶은데 말이야..
아저씨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20대 초반의 친구나 후배 없니?

가능하면 안.친.한 친구로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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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의 끝에서.

樂書 2005. 2. 26. 03:19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춥고 길구나...

각오하고 있던 추위에 이를 악물고 버텨낸다.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매서웠던 추위는 내 어깨와 무릎을 뚫고 지나간다. 그리고 그 자리엔 깊은 공허만이 고드름처럼 매달려 있게 된다.

자, 거의 다 왔다. 이제 이 겨울의 끝이다. 조금만 더 버텨내면 되는거야.
내년 겨울은 분명, 봄처럼 따뜻하고 순식간일 테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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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樂書 2005. 2. 26. 01:15
- 여.. 이보게 Ra군. 그간 잘 지냈는가?

네. 그동안 세번의 홍역을 앓는 바람에 세번의 사경을 헤매고, 세끼의 밥을 먹었으며, 세번의 배설이 있었습니다. 세 인연을 새로 만나고, 코코아 세잔과 대화가 있었고, 아기돼지 삼형제와 친분을 쌓았습니다. 달이 삼등분 되었고, 세개의 태양이 합쳐졌으며, 세개의 개수대로 각각 다른 색의 피가 넘쳐나는것을 보았습니다.


- 아니, 이주일만에 어찌 그런 많은 일이 있을 수 있었는가?

이주일이면 지구가 두번 생기고도 이틀을 쉴 수 있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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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樂書 2005. 2. 21. 02:54
문득 생각해본다.

이 넓은 서울 하늘 아래, 그 아이를 우연히,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말이지.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하나.
    "잘 지냈니?"
    "어떻게 지냈어?"
    "어떻게 니가 여길..."
    "...살아있었구나..."

아는 척은 해야하는건가.
    "저기요, 잠깐만요.."
    "나야..."
    "혹시 너..."
    "어..? 야.."

그나저나 내가 그 아이를 알아 볼 수 있을까. 수년이 지나도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이려나. 자주 웃었고, 웃는 얼굴이 너무 예뻐 다른 표정들은 기억나질 않는데..

이런 상상을 하다보면 내 표정이 낯설게 느껴진다. 눈 따로, 입 따로.


지하철에서 그 아이와 비슷한 외모의 아가씨를 보았다. 차라리 맘에 딱 드는 깔쌈한 아가씨라면 대뜸 다가가 말이라도 건넬 수 있겠는데.. 눈조차 마주칠 수 없는 이 죄책감과 두려움은 무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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