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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Free 2006. 3. 28. 16:46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이렇게 주절거림을 타이핑으로 표현하는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블로그의 정의와는 관련이 없을 수 있지만, 적어도 지금 나의 용도로는 그저 커다란 낙서용 스케치북일 뿐), 블로그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비록 온라인상으로지만) 만나볼 수 있게 되어 즐거웠다.

수 많은 정보들과 지식들이 오고가는 이 블로그라는 시스템이 즐겁다. 찌질이들 찌질대는 xxinside나 xxxxxuniv라든가 하는 커뮤니티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쓰레기도 적다(없을 수 없다는건 잘 알고 있다). 나와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며 이질감으로 똘똘 뭉쳐 그를 배척하기보다는, 나와는 어떻게 다를 수 있는가에 대해 고찰하며 이해하려 노력하는 습관도 이 곳, 블로그에서 가능하였다. 전혀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이 곳, 블로그에서 마련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블로거들은(마이너이든, 메이져이든, 혹은 그런것 구분짓기 싫어하는 사람들 조차도) 자신의 블로그에 무언가 "반응"이 있는것을 좋아하는 듯 하다. 그 형태는 댓글이 되든, 트랙백이 되든, 메일이 되든, 스팸이 되든(이건 아니네) 어떠한 형태로든 reaction이 있는것을 반겨하는 듯 하다. 보다 성숙한(그래 보이는) 자질을 지닌 블로거라면 누리개들과 키보드 워리어들이 지껄이는 악플 조차도 겸허히 받아들이는(혹은 무관심하게 삭제해주는) 자세도 바람직해 보여 부럽다. 하지만 정작 나는 RSS 리더기로 높은 가치를 지닌 포스트들을 쓱쓱 읽어내려가는 편이라, 직접 방문해서 댓글 한줄 남겨주지 못하기에, 해당 블로그의 주인장인 블로거분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한가지 변명을 달자면... 그놈의 귀차니즘이 문제.

생활을 하다 보면, 급한 일처리로 한동안 바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블로그(블로그를 포함한 온갖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 잠시 멀어지게 된다. 더욱 안타깝게도, 이런 기간이 몇번 반복되다 보면 그동안 관심이 적던(나의 주관으로, 비교적) 블로그들은 슬슬 방문하지 않게 된다. "내가 아니더라도."라거나, "내게 꼭 그럴 필요가 있으려나"하는 심보랄까. 뭐, 이것도 변명을 달자면 그놈의 귀차니즘이 문제.

어쩌다 이글루스 통계 페이지를 보다 흐릿하게 기억나는 referer의 도메인을 보게 되면 어째 뜨끔하다. 나는 이사람을 알고 있으나, 관심이 비교적(다시 강조하지만 나의 주관에서) 적다는 이유로 최근들어 방문하지 않고 있다. 이사람은 나를 기억하는 것일까? 기억하기 때문에 방문해준 것일까? 아니면 해당 블로그를 방문한 또 다른 유저가 어딘가의 링크를 타고 내 블로그를 방문한 것은 아닐까?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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