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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쪄서 기뻐요

Free 2006. 11. 27. 19:58
살 이야기.

고등학교 시절, 대학 들어와서 신입생 시절에는 잘 먹어도 - 정말 인간으로서 할 짓이 못되어 보일 정도로 잘 먹어댔다. - 살이 찌질 않았다. 세상엔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에, 나처럼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군대 간다고 신체검사 받았을 때가 체중 58kg. 당시 키는 175cm. 무척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민망스럽지만, 아무튼간에 매우 마른 체격이었다. 참고로 이 키의 성인 남자의 적당한 체중은 65~70 정도.

그리고 군대에 갔는데.. 논산 훈련소 시절에는 정말 정말 많이 먹었다. 식당에서 주는 일반 공기밥으로 환산하면 4그릇 정도. 3끼를 그렇게 미친듯이 허겁지겁 먹어대기를 6주. 그리고 자대에 와서 대기병 생활을 하며 미친듯이 짬밥을 먹어댔다.(훈련소와는 달리, 먹고 싶은 만큼 퍼다 먹을 수 있다는 그 행복감을 어찌 잊으리!) 그렇게 2,3주 정도 지나고 어쩌다 보니 몸무게를 잴 기회가 생겼었드랬는데... 80kg. 두 달 만에 20kg의 살이 쪄버렸다.

하지만 급하게 찐 살이라 그런지, 내 몸은 점차 균형을 잡아가다가, 따로 운동을 한다거나 먹는걸 조절한다거나 하지 않았는데도, 제대할 무렵에는 다시 70kg으로 떨어졌다. 뭐, 딱 보기 좋은 체격 정도랄까.

그리고 다시 복학해 학교를 다니면서 65~70kg 정도를 왔다리 갔다리 하던 내 체중은 졸업 할 무렵 부터 다시 찌기 시작해 지금은 79.99999kg이다. 80kg를 넘으면 내가 나를 용서할 수 없어! 그때부터는 다이어트를 해야지. 하지만 아직은 79.9999kg이니까.

어쨌든 지금은 "배나온Ra아저씨"라는 게임 캐릭터명이 딱 어울리는 체격. 이게 다 인격인데, 아무도 몰라주네.

살이 쪄서 좋을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손을 씻다 문득 거울을 보고는 살이 쪄서 좋은게 하나 있긴 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살이 찌다 보니 눈꺼풀에도 살이 쪄가고, 그럴수록 깊어지는 내 쌍까풀. 이거 하나는 좋구나. 하지만 여기서 더 쪄버리면 눈꺼풀에 살이 더 올라 쌍꺼풀을 잡아먹어버릴지도 몰라. 여기서 더 쪄버리면 볼에 살이 더 올라 보조개를 잡아먹어버릴지도 몰라. 여기서 더 쪄버리면 곧휴가 더 커지....멍니ㅏ러밍너리

뭐, 아직은 80kg이 아니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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