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서는 트랙백(Trackback)이라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이 기능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잘못 사용하는(내 주관을 기준으로) 경우가 몇가지 있더라.
  1. 트랙백과 스크랩/펌을 착각하는 경우
    블로그라는 개념을 접하기 이전, 블로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순전히 "개인 홈페이지"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미니홈피이든, 그 이전의 개인홈페이지이든.(논외지만, 블로그를 '게시판 위주의 개인 홈페이지'라고 생각하여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게시(posting)하는 일은 개인의 자유이다. 나 역시 그렇게 사용하고 있고.) 미니홈피의 스크랩, 네이버블로그, 네이트통의 펌 기능은 블로그 특유의 기능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복사"기능이 없는 이글루스에서 "복사"기능을 사용할 목적으로 트랙백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트랙백은 "님하~ 이 글 퍼갈께욤~"하는 표시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 블로그의 블로거가 만들어낸 이런 저작물들을 복사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문제이고, 설령 어떠한 이유에서건 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해서 '퍼간다고 글 남겼으니 괜찮다'라는 생각 자체도 문제이고, '글 남겼으니 출처는 필요없겠지'하는 생각도 문제이다. 하지만 지금은 트랙백 이야기이니, '퍼간다는 표시로 트랙백한다'라는것은 오용이다.

  2. 관련이 크지 않는데 관련 글을 작성하는 경우
    보통의 트랙백은 관련글이다. "당신의 A라는 생각에 대해 나는 B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하는 표시를 붙여주는 것이다. 혹은, 포스팅 내용의 일부에 영감을 받아 새로운 내용을 창작하는 경우 이 트랙백이 유용할 수 있다. "당신의 A라는 생각, 다르게 생각해보니 B라는 것도 나오는걸요?" 하는 의미이니까. 하지만 정말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상상하기 힘든 관련글을 볼 때 나는 피곤해진다. "당신의 오리고기 예찬론을 읽으니, 불현듯 우리 집 신발장이 생각나서 수십년 된 우리 집 신발장의 애절한 인생을 써보려 합니다"라는건 엄하잖은가.

  3. 트랙백은 일방성이다.
    트랙백을 걸면, 상대방에게 트랙백 핑(Ping)을 보낸다. 이것에 응답한 상대방의 블로그는 포스트 한 부분에 "누구누구의 블로그에 이런 포스트가 엮여있다"라는 표시가 들어가게 된다. 이것은 상대방에게만 그 흔적이 보일 뿐, 내가 작성한 포스팅에 "이 포스팅은 A라는 포스팅과 관련이 있습니다"라는 표시가 내쪽에 붙는건 아니다.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의 포스팅을 보고 트랙백된 새 포스팅을 작성할 때, B를 방문한 독자들은 그와 관련성 있는 A라는 글도, 필요하다면, 읽게 된다. 하지만 B를 모르는 사람이 A라는 사람의 포스팅을 보았을 때 어떤 글과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이것은 트랙백이 일방적이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A도 관련글의 링크를 적어두어야한다.(사실 나도 가끔 까먹는다.)

  4. 의미 없는 트랙백의 사용
    타인의 블로그들을 둘러보다 보면 "~~테스트"의 포스팅이 종종 보인다. 주된 내용은 "[링크]누구의 블로그[/링크]에서 업어온 어쩌구 테스트. 내 결과는 이렇습니다."이다. 아니, 왜? 누구의 블로그에서 업어온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차라리 어디로 가면 테스트할 수 있다는 내용의 링크가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진 않을까? 특히나 이런 "~~테스트"형식의 포스팅의 경우, 결과만 빼고 내용은 다 같은데도 그 성격 때문인지 삽시간에 많은 블로거들이 한번씩 해보고 포스팅을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도 ~~테스트 했으니, 그 결과를 이곳에 링크합니다"의 의미를 가질 트랙백은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다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고, 특정인의 결과에 대해 관련글을 남길 때에는 트랙백이 매우 유용할 것이다. 가령 내 성격테스트를 트랙백하고 내용에 "이런 멋쟁이같은 결과가 있습니다. 소개팅하실분? 제가 주선해드리지요"하는 내용의 트랙백은 대환영이라는거다.

그러니까..... 나부터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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