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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25 나의 그녀는 그렇지 않아 8
오래간만에, 마지막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않을 만큼 오래간만에 만난 그녀는 너무나도 달라진 모습으로 나를 놀래켰다. 여전히 그녀의 양 볼은 차갑고 그녀의 두 손은 따뜻했지만, 왠지 모를 까칠함과 대상을 알 수 없는 차가움은 분명 그녀에게는 - 내가 느끼기엔 낯설은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그녀의 생활이란 그렇게라도 변해야 버틸 수 있었을테니까. 그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그녀는 분명 원래부터 자신의 천성이라고, 그동안 숨겨온 본성을 드러낸 것일 뿐이라고 하겠지만, 어쨌거나 나의 관찰은 - 경험이라는 의미로서의 표현인 - 지극히 제한적이고 주관적임은 분명하니, 나는 "아니야. 나의 너는 그렇지 않아."라고 말할것이다.

그러고보니 그녀는 내게 어떤 존재일까.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레 내민 손을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레 뿌리친다. 아무런 사이도 아닌게 분명한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분명 아무렇지 않은게 아닌 사이로 보여지는 관계. 어쩐지 인간 본성을 향한 철학적 질문 같은 느낌.

그녀는 나의 그녀가 아니다. 물론 나도 그녀의 내가 아니다. 그렇기는 커녕 우리는 서로에게서 호감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단지 - 내 추측으로는 - 서로가 서로에게 일반 타인에 비해 조금 더 편안함을 느낄 뿐이다. 딱히 말이 통하는 공통화제거리가 있는것도 아니지만 우리는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서로가 바빠 자주 볼래야 볼수도 없다. 그렇게 몇 달 혹은 몇 년에 한번씩 만나기를 올해로 6년째다. 내 욕심이 있다면, 지금만큼 편한 그녀를 지금만큼 가끔씩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욕심을 좀 더 부린다면, 앞으로 많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그러할 수 있기를...

9200번 막차 안에서.



아놔. 9200 막차 타고 오는데 옆자리 아가씨 귀염귀염 스타일이 맘에 들길래 말한번 걸어볼라고 무슨 말을 꺼낼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내 뒷자리 술드신 아저씨가 오바이트 쏟아내시는 바람에 말은 커녕 분위기 ㅁㄴ이러ㅣㅏ어리ㅏ 대버려서 안습.

아가씨, 담에 봐요. 그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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