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Free 2005. 8. 5. 01:45
나는 TV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다. 어쩌다 TV앞에 앉으면 리모콘을 들고 무작정 채널을 돌려댄다. 맘에 드는것이 나올 때 까지 계속. 딱히 무언가를 보고싶어 TV를 켠 것도 아니므로("안녕, 프란체스카"는 꽤나 재밌게 보았지만) 눈에 띄는 무언가가 나오면 거기서 돌리던 채널이 멎는다.

오늘은 "비타민"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전에도 지금과 같은 식으로 몇번 이 프로그램을 본 적 있다.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지나치게 과장해서 시청자들을 자극하는" 프로그램. 조금의 전문지식(랄것 까지도 없지만)만 있어도 정보제공 프로그램에서 개그 프로그램으로 바뀌고 만다.

어렸을 적엔 미쳐 몰랐다만, 지금은... 세상이 바뀐것인지 내가 예민해진것인지 모르지. 어쨌든 사람들의 세태가 못마땅스럽다. 특정 음식(혹은 그에 들어있는 물질)이 몸에 해롭다는 정보를 마치 "이것 1g만 먹어도 당장 죽습니다"식으로 과대포장해서 사람들을 자극시킨다. 더욱 우스운 것은 그것을 접한 사람들은 '아, 이거 무서운것이군. 당장 다 치워버리고 다시는 먹지 말아야지'하는 사람들이다. TV나 책 등의 매체에서 나오는 모든 정보들을 100% 믿는것인가? TV 홈쇼핑에서 199,900원 짜리 물건을 '10만원대 제품'이라고 광고하는것을 보고 '10만원 밖에 안해?'라고 믿는 사람들. 매체의 선정성도 문제이지만 그것을 과대해석하는 매체 접근자들도 문제이다.

사람들이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할런지, 그것도 걱정이지만 음식에 관한 건강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거의 모든 음식은 적당량 섭취할 경우 몸에 이롭다. 하지만 거의 모든 음식은 적당량 섭취하지 않으면 몸에 해롭다. 아무리 이롭다고 알려진 음식도 적당량이 아니라면 해롭다. 극소량으로도 몸에 해로운 물질도 질병의 치료/예방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적당량이라는 정량적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사람일지라도 환경과 시간에 따라 다르다.

TV에서 무슨 음식이 좋다고 아무리 떠들어대도,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음식일수도 있고, 과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운동이 몸에 이로운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사람에 따라 맞는 운동이 따로 있고, 운동 시간과 강도 또한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어디까지나 TV에서 하는 말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라는 말을 생략하고 있고, 그 정도 또한 사람마다 다르기에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속지말자. 후회할때는 이미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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