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사람들이 수 많은 수식어를 붙여 수 많은 표현으로 충분히 노래불렀던 그런 봄날이었다. 맑고 푸른 하늘이 내려주는 따뜻한 햇살을 양팔 넓게 벌려 한 없이 받아들이려 해도 마냥 아쉬움이 남는 어느 봄날. 봄이라는 이름의 축복을 받아 그 영광에 화사함으로 찬양하는 꽃들, 그리고 그 가여운 꽃들에게 잔인하리만큼 거침없이 그 이상의 화사함으로 질투를 표출하는 봄날의 아가씨들을 가만히 바라보는것도 꽤나 즐거운 봄 여흥이다.

그러한 봄날의 밤은, 낮 동안 사람들이 쏟아부은 열정과 눈부시게 밝은 화사함에 꾹 참아오던 시샘을 내비치듯이, 소리없는 발걸음으로 찾아온다. 그러한 밤은 어두운 욕망으로 가득채워진 만큼 차갑다.

누구나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한번씩들은 봤겠지. 추위에 떨고 있는 여자친구의 어깨를, 자신의 점퍼로 덮어주는 남자들. 이런 밤이면, 이렇게 오지게 차가운 밤이면 그런 사람들이 많이들 보인다. 흐흐흣. 감기나 걸리라지. 흐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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