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다녀온 동원훈련에서 신기한 거미를 보았다.
물론,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사진을 찍거나 할 수는 없었지만..
사병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막사로 돌아오는 길에, 공중에 떠있는 나뭇가지를 보았다. 직경은 1cm정도. 길이는 30cm 조금 못될듯 한 나뭇가지이다. 그런 나뭇가지가 공중에 떠있다?
자세히 보니, 거미줄에 묶여 그 위에 지나는 전선에 걸려있었다. 신기하게도 그 나뭇가지와 전선을 연결하는 거미줄을 기둥삼아 역삼각형 모양의 거미줄이 쳐있고, 5cm정도 되는 거미가 그 가운데 버티고 있었다.
미스테리.
거미는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전신주를 타고 올라가 전신주와 전신주 사이의 반 정도 되는 거리를 전선을 타고 가서(나뭇가지를 계속 입에 물고), 거미줄의 한쪽 끝을 전선에 잘 묶어둔다. 거미는 그 나뭇가지 끝에 거미줄을 잘 묶어서 조금씩 조금씩 나뭇가지를 내려트린다. 1m쯤 내린 뒤, 이쯤이면 되려나? 하고 더이상 아래로 내리지 않고, 내려온 거미줄을 따라 다시 전선으로 올라간다. 옆으로 조금 걸어가 사선으로 뛰어내린다. 그렇게 작은 직각삼각형을 만들고 반대쪽으로 올라가 다시 같은 방법으로 뛰어내려 역삼각형 모양의 거미줄 틀을 만든다. 이러한 반복을 수십번. 가로 1m, 높이 50cm쯤 되는 역삼각형 모양의 거미줄이 완성된다. 뭐, 별거 아니네?
아니면, 거미줄을 전선에 묶고 1m쯤 내려가서, 바람에 날라다니는 나뭇가지를 잡아다 붙인건가?
그것도 아니면, 밑에서 다른 거미가 "받아~"하고 던져준건가?
아니면 요즘 거미는 거미줄 뿐 아니라 나뭇가지도 배에서 뽑아내나?
아니면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거미줄에 묶고 거미줄을 뽑아 내면서 전신주를 타고 올라가서, 전선을 따라 걸어가고.. 전선을 도르레 삼아 거미의 무게로 나뭇가지를 끌어올린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