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수초간 이루어진 내 위와의 대화


야, 왜 갑자기 그러는거야?
......
무슨 일 있는거야? 왜그래?
알면서 물어?
......
넌 어쩜 그렇게 이기적이야?
난 또 뭐라고. 여지껏 잘 버텨왔으면서 왜 갑자기 그러는거야?
여지껏 버틴것도 기적인거야. 알아?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그랬잖아. 조금 더 버티면..
그만둬, 그런소리. 벌써 몇년째 그 말만 믿고 버텨왔는데 또 그런 소리야?
생각해봐. 지금 이렇게 하지 않으면 먼 미래에는 이런 생활을 더 많이 해야하는데?
......
그래서 지금 이렇게 하는거야. 조금만 더 기다리면 분명 여유로운 점심 식사를 할 수 있게 될꺼야.
나도 그걸 몰라서 이러는게 아니야. 하지만 정도껏이지.
사실.. 직접적으로 말해준적은 없지만, 난 정말 너한테 미안해. 너무 미안해.
밥먹으러 내려갈때도 뛰어가고, 밥 먹고 나서도 바로 뛰어오는것, 그런것 때문이 아니야.
그래도 너니까 이렇게 버텨준다는것. 그것도 너무 고맙게 생각해.
시간 없다고 잘 씹지도 않고 그냥 삼켜버리는것 때문에 그러는것도 아니야.
이제 거의 다 왔어. 조금만 힘을 더 내주렴.
돈없다고 한번에 몰아먹는것도 버티기 힘들지만, 그것 때문도 아니야.
네가 뭘 원하는지 나도 잘 알아. 하지만 노력 없이 얻을 수는 없어.
너는 인간이고, 나는 그 인간의 위야. 알아? 우리 어떤 관계인지?
응, 물론. 잘 알고 있지. 그러니까 이렇게 다시 한번 부탁하는거잖아.
네가 원한다면 나는 좀 더 노력해줄 수 있어. 하지만 장담할 수 없는게 있어.
응. 그게 뭔지는 알아. 고마워.
그때가 되면 나도 널 더이상 도와줄 수 없어. 돕고싶어 발버둥쳐도 도와줄 수 없어.
...... 알아. 나도 그런 관계 원치 않아. 좀 더 잘 할께.
...... 그날이 오면 정말, 여유로운 점식식사, 할 수 있는거지?
응! 물론이지! 너는 나만 믿으면 돼! 잘 해낼 자신 있다구!
또 속는거라는거 뻔히 알면서도.. 나도 왜 내가 이렇게 너한테 끌리는건지 모르겠어.
고마워. 고마워. 헤헷. 지켜보라구. 난 잘 해낼테니까.



아무래도 내 위는 여자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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