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차 들렀지만 그 바다를 모른 척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 언젠가처럼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한 손엔 캔맥주를 들고 광안리 해수욕장을 거닐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그저 내 앞에 벤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무표정한 그녀 옆에 앉게 된건.
그녀는 그렇게 한참을 그녀의 바다를 바라보았고, 나 역시 그 시간 동안 나의 바다를 바라보며, 나의 맥주를 마시며, 나의 음악을 들었다.
"이소라 좋아하나요?"
한 쪽 이어폰을 그녀에게 건내었지만, 그녀는 처음과 같은 무표정으로 잠깐 나를 바라보았을 뿐 이내 그녀의 바다를 바라본다.
무언가 말을 새로 꺼내기도, 그렇다고 아무말도 안꺼내기에는 어색할 만큼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다시 우리의 침묵을 깨트렸다.
"달이라도 떴으면 좀 덜 괴로웠을텐데... 안그래요?"
"......"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던 나를 실망시켜주지 않는, 당연한 그녀의 침묵을 조금 더 듣다가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쩌면...... 그 달은 이미 졌을런지도 모르겠군요."
그녀는 살짝 웃었다. 우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미소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그저 내 앞에 벤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무표정한 그녀 옆에 앉게 된건.
그녀는 그렇게 한참을 그녀의 바다를 바라보았고, 나 역시 그 시간 동안 나의 바다를 바라보며, 나의 맥주를 마시며, 나의 음악을 들었다.
"이소라 좋아하나요?"
한 쪽 이어폰을 그녀에게 건내었지만, 그녀는 처음과 같은 무표정으로 잠깐 나를 바라보았을 뿐 이내 그녀의 바다를 바라본다.
무언가 말을 새로 꺼내기도, 그렇다고 아무말도 안꺼내기에는 어색할 만큼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다시 우리의 침묵을 깨트렸다.
"달이라도 떴으면 좀 덜 괴로웠을텐데... 안그래요?"
"......"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던 나를 실망시켜주지 않는, 당연한 그녀의 침묵을 조금 더 듣다가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쩌면...... 그 달은 이미 졌을런지도 모르겠군요."
그녀는 살짝 웃었다. 우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미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