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書'에 해당되는 글 270건

  1. 2004.10.02 고해
  2. 2004.10.02 그녀의 꿈
  3. 2004.10.01 벽. The Wall
  4. 2004.09.30 근본적인 질문
  5. 2004.09.30 객관적 자폐증 진단 2
  6. 2004.09.30 나는 보통 사람입니다.
  7. 2004.09.30 因果關係
  8. 2004.09.30 Expression of the Rain

고해

樂書 2004. 10. 2. 00:39
너무 늦게 알았다.

그렇게라도 해서 내 관심을 받고자 했던거고,

내가 원했기 때문에 쉽게 희생할 수 있었던거고,

그런 천한 모습이라도 나이기 때문에 사랑해주었다는 것을...

받기만 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바랬던 이기적 사랑이라는 것을...

아니다, 적어도 내쪽에서 그것은 사랑이 아니었으니...



뒤늦게나마 진심어린 심정으로 그녀(또는 그녀들)에게 사죄하고 싶다.

나의 추악함을 뒤돌아 볼 수 있게 해준 오래전 그녀에게 감사하며...
,

그녀의 꿈

樂書 2004. 10. 2. 00:35
나는 그녀 옆에 누워있다.

그녀는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뜬다.

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행복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그녀역시 그런 나를 알아보고 같은 미소를 짓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미소를 그대로 간직한 채,

내가 가야 할 길을 가기 위해 일어나 뒤돌아 걷고 있다.

그녀는 아까의 미소와는 반대되는 표정으로

황급히 내 뒤를 쫓는다.

그녀는 내 손을 잡는다.

내 손은 따뜻하다.

나는 뒤를 돌아본다.

나는 그녀를 바라본다.

나는 웃고 있다.

그녀는 울고 있다.

맞잡은 손은 따뜻하다.



이것은 그녀의 꿈 이야기이다.
현실세계에서, 내 날카로운 얼음송곳에 심장을 송두리째 난도질 당한 채
실신 직전까지 목놓아 울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슬픈 꿈 이야기이다.
,

벽. The Wall

樂書 2004. 10. 1. 08:33


벽은 점점 더 두꺼워져 간다.
벽은 높아져 가고, 넓어져 간다.
이내 커다랗고 단단한 상자가 되어버린다.

벽이라는 이름의 그 상자 앞에 나는 서 있다.
벽 너머에 다가설 수 없던 내 앞에,
들어갈 수 없는 콘크리트 상자가 놓여 있다.


벽이든, 콘크리트 상자든 그게 무슨 상관이냔 말이다.
세상과의 괴리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

근본적인 질문

樂書 2004. 9. 30. 16:50
여긴...
여긴 어디야?

그리고,
모두들...... 어디있는거야?

내 앞의 너는 대체 누구냐!




그러고보니, 노르웨이의 숲 마지막 부분에 와타나베가 미도리에게 전화통화한 내용같은 느낌.
,

객관적 자폐증 진단

樂書 2004. 9. 30. 16:49
어두운 취조실. 습한 내음은 분명 찌든 땀의 냄새일 것이다. 자욱한 연기를 비추고 있는 조명등 하나를 제외하면 누구라도 극도의 공포를 느낄만큼의 적막만이 가득 차 있다.
,
세상에 찌들어가고 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다시 보통 사람으로 되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보통 사람이 된다는건 어떤 느낌일까?

"남들처럼 보고,
남들처럼 듣고,
남들처럼 생각하면 그게 다야.
그리 어려운게 아니야."

훗.
어려운건 다시 되돌아오는거겠지.
과연 가능할지 그것 조차 의문이지만.
,

因果關係

樂書 2004. 9. 30. 16:47
옛 원태연의 시를 읽었다.
그래서 그 아이가 생각났다.
그렇기때문에 무언가를 참으며 하늘을 향해 눈을 껌뻑거리는거다.

너무 당연한거 아니야?
,

Expression of the Rain

樂書 2004. 9. 30. 16:45
만약 비에 감정이 있다면, 슬픈 비는 어떻게 내릴까?

슬픈 비도 하늘에서 떨어질까?
땅에서 샘솟으려나?
대기중에 colloid상태로 머무르기만 하는건가?

아니다. 슬픈 비는 그저 사람에 맺힐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