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다2[형용사][여 불규칙 활용] 할 일이나 재미 붙일 데가 없어 시간을 보내기가 지루하고 따분하다.
¶할 일이 없어 심심하다./심심해서 거리를 거닐다. 심심-히[부사].[각주:1]
내가 마지막으로 심심해본게 언제더라... 아마 내 기억으로는 중학교 2학년 말 전까지일 것이다. 그때까지는 아마 나도 심심한적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학교가 멀어 지하철로 통학하면서, 매일 하루에 왕복 1시간 반을 지하철에서 보냈다. 보통은 잠들어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특별히 잠이 오지 않는 경우(학교에서 많이 자두었다던가;;)에는 멍하니 단조롭게 움직이는 창밖만 바라볼 뿐이었다.
'심심해..........'
워낙 하고싶은게 많은 놈이라 그런지, 조금이라도 틈이 나면 하고싶었지만 해야하는 일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게 된다. 늘상이 "해야될 일"들의 연속과 그 틈바구니에 생겨나는 시간들은 "하고싶은 일"로 채워진 삶이다. 시간은 있지만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한다. 그러면 하루는 꽉 차 버리고, 심심해할 시간이 없다.
지금도 문득 "심심해. 놀아줘"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 어차피 100년도 못살꺼면서, 심심할 여유가 어디있나.
흘러와 들리는 보이스에 순식간에 취해버리다.
잠깐의 플로우를 듣다보면 눈이 절로 감겨버리다.
내가 하고 싶던 이야기.
너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
아직은 누군지 모르지만, 내 앞에 나타날 너에게 해주고픈 이야기.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우리가 정말 서로를 사랑 하기는 한걸까?
우리가 한게 사랑이 아니었다면. 우린 뭘했던거지?
그거라도 좋다면 우리, 우리만의 사랑을 하자.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 UMC
나야, 전화안받네. 딴게 아니고
사과..하려고.. 그동안 전화 못받은 거 미안해
사실은 못받은거 아니고, 안받은거야
반지 때문에 그런거 아니야
그 반지 때문에.. 비싼거 아니었어
그런게 아니고, 좀 부담스럽더라
아니, 그런말은 좀 그렇고.. 뭐라고 말해야될지 모르겠다
암튼 요새 기분이 좀 이상해
금방 200일이고, 내가 이러고 있음 안되는 거 아는데
아.. 이따 전화할께 받아
*
정성스럽게 선물을 포장하고
선물만큼의 충성스러운 사랑을 받길바라지
서로의 일과를 확인하고
생활속에 서로의 비중을 늘려놓기를 원해
하지만 정말 우리가 서로를 사랑했을까, 난 잘 모르겠어
**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예쁘다는 대답을 강요하고
사진을 지갑에 넣어두고
열 때마다 서로의 얼굴이 활짝 웃고있어
하지만 우리가 정말 서로를 사랑했을까
어떻게 알 수 있지
어떻게 안다고 할 수 있지
모든게 정말 빠르게 흘러갔지
랩 한마디 하듯 눈 깜짝할 시간이었지
너의 미소는
마치 견인차 크레인처럼 내 마음을
걸쳐 놓은채 원하는 곳으로 끌고갔지
다른 여지가 있었는데 널 만난건지
다른 선택이 없었으니까 너랑 사귄건지
기억도 안나
매일 만나면서
만남의 가치가 떨어져버린건 아닐까 가끔 걱정이돼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먹다 서로의 눈빛을 볼때
혹은 함께 여행을 갔을 때
시험에 떨어져 실망한 날 위로할 때
혹은 함께 동거할때 우리를 움직인 건
의무감, 호기심, 모성본능과 성적욕구
그런데 그것들이 전부 다 사랑하고 관계가 있는걸까
잘 모르겠어, 누구도 확신할 순 없는거잖아
카드를 만들어줬지
발렌타인데이 카드 크리스마스 카드 생일축하 카드
심지어 다단계업체에서 빚졌을때 내 명의 신용카드까지
하지만 내 마음속에 좀 더 빨리 찾아온 건
니 얼굴이었는지 금전출납부였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나는걸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상황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함께 할 수 있는 기분이 아니면 널 만난적 없어
그리고 우리는 싸운적도 많지
약속에 늦었을 때
서로를 이해 못할 때
둘 중에 한사람이 딴 사람에게 한눈 팔 때 그걸 감추려다 들켰을 때
우리를 움직인 건 급한 성격, 소유욕과 이기주의
혼자 상처받았다 믿고 쓸쓸해지는 유치한 로맨스
그런 게 정말 사랑일까 잘 모르겠어
내가 믿는다고 옳은 건 아니잖아
** 반복
확신할 수 없어
* 반복
하지만 정말 우리가 서로를 사랑했을까 글쎄..
하지만 정말 우리가 서로를 사랑.. 하긴 한 걸까?
하.. 우리가 한 게 사랑이 아니었다면 우린.. 뭘했던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