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에 해당되는 글 440건

  1. 2008.08.21 스파이더맨 따위 부럽지 않아 10
  2. 2008.08.08 제비의 마지막 전언 4
  3. 2008.08.06 때론 나도 스팸을 환영합니다. 4
  4. 2008.07.25 제비님, 제비님.. 2
  5. 2008.07.18 어이, 박씨! 4
  6. 2008.07.09 트래픽엔 장사없다. 1
  7. 2008.07.07 아껴야 잘사는겨 2
  8. 2008.06.25 별을 본다는 것 4

지지난주든가 사무실 근처(실외)에서 거미 한마리를 발견했다. 몸길이만 5cm는 될듯한 녀석인데, 배 부분에 노란 줄무늬가 강렬하니 인상깊다. 그래서 키우기로 결정.

그렇다고 어디 가두거나 그렇게 키우는건 아니고, 그냥 매일매일 인사하며 안부나 살피는 정도. 이녀석은 거미줄이 촘촘하지 않고 듬성듬성이다. 집모기 정도는 유유히 지나쳐갈 정도로 헐겁다. 보통 다른 거미가 그러하듯, 이 거미도 자기 집 가운데에 버티고 서서 먹이가 걸리기를 기다리는데, 뻗는 다리가 예사롭지 않다. 위로 두쌍, 아래로 두쌍의 다리를 모아서 매달려있기 때문에 조금만 멀리서 지켜보면 딱 X자 모양이다. 거미줄 중심부 부근에서 지그재그 형태의 두꺼운(여러겹의) 거미줄로 보수(아무래도 보수나 강풍에 대비 말고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기 어렵다.)하는게 특징적이다.

이런저런 곤충들 잡아다 줘 봤는데, 뭐든 다 잘먹는것 같다. 심지어 쥐며느리도 녹여(색이 변하는걸 보니 거미줄로 주머니를 만들고 소화액을 집어넣은 후 방치한듯)먹드라. 대단한녀석. 오고가며 벌레 한두마리씩 잡아다가 던져주면 잽싸게 달려와 여러겹(수십~수백가닥은 됨직한)의 거미줄을 똥꼬(정확한 기관명칭을 모르니)에서 뽑아내 둘둘 감는데 어찌나 이쁘던지...

5일간의 휴가 뒤에 보니 빵빵하던 배가 줄어들었다. 옆에는 아무래도 알인듯 싶다. 어쩐지 터질듯한 배를 가지고도 낼름낼름 잘도 먹는다 했더니... 알집 주변이 녹색인건, 아무래도 방아깨비를 많이 잡아다줘서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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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녀석, 이름은 뭘까?

뒤적거려보니 이녀석은 호랑거미. 알은 원래 녹색을 띄는 거미줄에 쌓여있는거구나.


▶◀지못미. 2008년 9월 16일 사망 확인. 배가 많이 꺼져있는걸로 추측컨데 아사한듯. 매일같이 커다란 먹이를 잡아다주니 이녀석 안일하게 생각했나? 사냥의 본능을 몇일만에 잊어버렸나? 추석의 연휴가 너무 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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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의 마지막 전언

Free 2008. 8. 8. 15:00

제비 가족이 떠났다. 내년 여름이 시작되면 다시 돌아오려나... 제비 가족이 떠나면서 내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짹". 이 한마디 뿐. 그리고 나는 중요하고도 커다란 교훈 두가지를 느꼈다.

  • 요즘 같은 시대에 자식 교육을 위해서라면 맞벌이는 필수다.
  • 밤에 휘파람을 불어도 은 나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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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보니 스팸 댓글이 4개 씩이나!! 그럼 나도 이제 유명 블로거가 된건가요? ㄳ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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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시나 스팸은 실수로 클릭하기만을 바라는 멍청하고도 귀찮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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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님, 제비님..

Free 2008. 7. 25. 15:20

저기.. 박씨좀 달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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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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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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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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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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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안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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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박씨!

Free 2008. 7. 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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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녀석들 몰래(몰래가 중요) 뱀을 풀어놔야 하는데.. 뱀은 어디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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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엔 장사없다.

Free 2008. 7. 9. 17:52

티스토리든, 다음서버든,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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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야 잘사는겨

Free 2008. 7. 7. 18:34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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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담도 휴게소 킨양의 찬조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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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본다는 것

Free 2008. 6. 25. 22:10

난 어려서부터 밤하늘 별을 보는걸 참 좋아했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아니 조금은 더 큰 열정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힘들고 지칠때면, 그래 가끔 하늘을 보는거다. 누군가의 시 처럼. 그렇게 밤하늘을, 그리고 그 안의 별을 본다는건 정말이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아무런 준비도 필요 없고, 딱히 큰 노력이 필요한것도 아니다.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준다고나 할까. 그런 점 역시 내가 별을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누군가가 나에게 "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무어라 대답할까 조금 망설이다가 "아마추어천체관측입니다"하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그게 대체 무엇입니까?"라고 되묻는다면 그냥 웃어 넘기는 경우가 더 많다. 자세히 설명해줘도 내가 즐기는 영역을 이해시키기도 어렵고,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야기들로 설명해준다면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왜곡하게 되어버리는 꼴이니까. 그래, 세상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별이 좋으니까.

미자르님의 포스트를 읽다가 "열정만으로는 별을 볼 수 없다"라는 문구를 보았는데, 글의 주제와는 상관 없겠으나 이 문장 하나만으로 생각해본다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별을 본다"라는 의미를 달리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 관점에서는 "열정만으로도, 아니 열정이 없더라도 별은 볼 수 있다"이니까. 돌이켜보면 대학시절, 동아리에서 제명당한것도 그런 관점의 차이를 서로가 인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게 큰 이유 중 하나일테지.

요컨데, "아마추어 천체관측"이라는(조금은 거창한듯 보이는) 말은 "별을 본다"라는 관점과 "별을 느낀다"라는 두가지의(혹은 내가 모르는 영역이 있다면 그 이상) 관점으로 나뉘어지는것이다. 어두운 천체(deepsky)까지 관측하기 위해서는 육안만으로는 힘들고(당연히!) 어지간한 장비 역시 육안으로 보는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카메라를 통해서 본다면 육안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것들까지도 볼 수 있으니 장비의 도움이야말로 필수라고 하겠다. 하지만 별을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그것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무수히 많다면 효과가 더 좋겠지만)을 보면서 별들이 속삭이는 이야기들을 듣는것이다(보는것이 아니라). 그렇게 그 평온함을 느끼는것이다. 자신의 추억 속 한 장면을 밤하늘에 붙이고, 보이는 별들을 이어가며 자기 나름대로의 별자리들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책에서 본 신화와 전설 이야기들을 같이 둘러 앉은(보통은 누운) 마음 통하는 친구들에게 소근소근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굳어가는 몸을 소주 한병으로 녹여가는 것이다. 어쩌다, 소원을 빌어야한다는 생각마져도 하얗게 잊혀질 정도로 이글거리면서(구르르르 하는 소리가 들리는것만 같은) 떨어지는 유성을 보는 것이다. 난 그렇게 느껴지는 별을 좋아하는 것이다. 보는게 아니라 느끼는.

다시 취미 이야기로 돌아가서, 누군가가 나에게 "당신의 취미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별을 느낍니다"라고 할 수 없는 까닭을 이젠 조금이나마 이해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나는 흔히들 "별 좀 봤다"하는 사람들하고 다른 관점의 "별"을 좋아했고, 다른 길을 걸었기 때문에 별이라는 같은 매개체가 주는 감흥도 다른 것이다. 그건,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방향의 차이이다, 어디까지나.

나도 물론 가끔(예전에는) 성단도 찍고, 일주도 찍고, 돕소니안이라는 무식한녀석이랑 하루종일 뒹군 적도 있었으나 어디까지나 과학적 흥미 정도 뿐, 역시나 나에게 큰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것은 별을 본다는 것 보다는, 별을 느낀다는 것이다. 아무런 장비 필요 없이 말이다(소주 제외). 심지어 눈을 감고서라도 느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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