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Free 2008. 2. 17. 17:14
R A
라고 쓴다. 내 이름은 기니까, 귀찮아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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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미안해

Free 2008. 2. 12. 23:41

한동안 연락하지 않던(서로 바빠서였으리라)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반갑기도 하고, 대충 무슨 일 때문에 전화를 했던건지 짐작도 간다. S모 전자의 휴대폰 케이스 파트에서 근무하는 녀석. 윗사람과 이야기하다가 또 내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한번 와서 이야기좀 하자는게 요지.

지금 내게는 엄연히 직장도 있는 상태이지만, 계약직이라는 내 대답에 그녀석은 선뜻 러브콜을 보낸다. 스카웃 제의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유명한 회사의 유명한 사업부인 만큼 그동안 여러 생각들을 해오던 터였다.

"미안하지만, 나는..."

으로 시작하는 나의 대답. 오래 생각하지 않고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지만, 이곳에 적어두진 않으련다. 먼 훗날 나의 판단 기준은 지금과는 달리 왜곡될 것이고, 왜곡된 그 때의 판단 기준으로 지금의 내 거절 이유를 판단하게 된다면 분명 나는 후회하게 될 것이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 하는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삶의 지표일테고, 나 역시 그것에 순응하고 있을 뿐이다.

친구야 미안. 나는 정말이지 그 회사가 싫어. 비젼도 없고, 업무 스타일도 내 스타일이 아니야. 게다가 지금의 나는 그깟 몇천의 연봉에 흔들릴만큼 약하지도 않다구. 물론 지금의 몇 배가 될 돈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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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시계

Free 2008. 1. 27. 14:47

작년에 교수님께서 중국 학회에 갔다 오시면서 선물로 사주신 손목시계가 있다.

애물단지 시계

300위안이라고 하셨으니, 대충 4만원 정도 가까이 하는 물건이다. 당연 짝퉁. 원래는 이녀석 고무로 된 시계줄이 있었는데, 역시 마데인치나여서인지 금새 열화(劣化, deterioration)되어 끊어져버렸다. 여기저기 시계방 돌아다녀도, 그 독특한 연결부위 형태 때문에 블가리에서 줄을 받아와야한다고. 재고가 부족한 짝퉁은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게다가 짝퉁 줄 가격이 4~5만원이라니!

그래서 이녀석 지금 애물단지다. 뒤에 널부러진 시계줄을 뽑아다 구멍을 넓혀서 꼽아넣어야겠다. 그나저나 뭘로 가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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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2DAY 서비스는 다 아실테니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생략.

가볍고, 빠르고, 편리하고, 유용하니까 나는 Opera를 주력 브라우져로 사용중이다. 주변에 여럿 권장해보았지만 일부는 평이 좋지 않았고(이해는 되지 않지만, 취향이겠거니) 일부는 익숙해지기까지의 시간을 인내하지 못하고 다시 IE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최근들어는 그닥 예전처럼 "님하, 오페라가 짱좋아염. 쓰던거 버리고 꼭 이거 쓰셈"하며 떠들고 다니진 않는다. 어찌보면 자기한테 맞는 브라우져를 쓰는게 가장 합리적이니까.

각설하고, 아무튼. 집에서는 me2irc로 미투에 글 올리는게 무척 간편했는데, 사무실에서는 mIRC를 못깔아서(혹은 안깔아서) 그냥 Opera로 irc접속하며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me2day 창을 띄우는게 여간 불편한게 아닌지라(상대적으로), Opera에서 me2day의 북마클릿을 툴바에 넣어 사용할 수 있는 버튼을 만들어봤다. 남들이 잘 안건드리는 부분일 뿐 그닥 어려운건 아니니, 요 아래 컴맹 태그를 보고 또 뭐라 하지는 마시기를.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당연하겠지만, Opera 브라우져만 가능하다!) 버튼을 등록할꺼냐는 좀 기다란 창이 나오는데, 언제나 그렇듯, 나를 믿는다면 "예"를 누르면 된다. 그 뒤에 바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메뉴중에서 도구 - 화면설정(Shift+F12) - 단추 탭 - 내 단추에 보면 Me2Day라는 버튼이 생겨있는데, 이걸 끌어다가 툴바에 넣으면 된다. 스샷 몇 개 떠서 친절히 설명하고 싶지만, 사무실이라... 아래 여러 링크들은 보여지는 버튼의 이름만 다를 뿐, 기능은 모두 같다. 다른 이름이 필요한 사람은 말하셈. 혹시라도.

버튼이름 : Me2DAY 버튼 추가

주의사항 하나. me2day에 로그인 된 상태(쿠키로라도)여야만 DIV창이 뜹니다...만 대부분 "항상 로그인"을 쓰실테니 뭐..

ps. Opera에서 "IE로 열기"버튼은 여름하늘님 포스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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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내 핸드폰으로 가끔씩 광고전화가 온다. 내 이름이나 몇가지 개인 정보들을 알고 있는게 신기할 뿐이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결혼정보 업체에서도 종종 전화를 받고 있다.

난 그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이전에 말했던 선관위를 미워하지 않는 이유와 같은 셈이다. 상담원에게 화를 낸다고 해서 해결(다시 전화가 안온다거나 하는)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좀 더 윗선을 바꿔달라고 해서 - 성공한다면 - 화를 낸다면 모를까. 하지만 이런 방법도 불운한(나에게 전화를 했다는 이유 하나로) 상담원에게 해가 될 일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친절히 전화를 받고 겸손하게 사양하고 전화를 끊는 편이다. 마지막 인사는 늘 "좋은 하루 되세요".

그제도 모 결혼정보 회사에서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가 꽤나 어려 보이는 상담원(아마도 커플매니져)이었는데, 적당한 말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전화를 끊으려 했지만 마침 무료했던 탓으로 조금 잡담이 늘었다. 그리고 습관처럼(이게 나의 습관이라는 말은 아니다) 나온 말들로 그녀를 떠보기 시작한다.

오늘 눈이 왔는데.. 보셨나요?

당황한 그녀는 1초정도 침묵을 지키다 미소띈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리고 이 질문을 시작으로 몇가지 잡담이 오고갔고 그녀는 나의 페이스에 말려들어간다. 아이 재밌어라. 그리고 마지막은 늘 그렇듯 "좋은 하루 되세요".

남자친구가 없는 27살의 안양사는 그녀는 여의도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직업에 대한 캐리어career는 강하지만 경력은 그리 길지 않다. 그녀의 여린 마음은 아마도 그녀의 지금 직업에 가장 큰 약점이 될 것 같다.

어제도 눈이 왔다. 그리고 그녀에게 문자를 받고, 답문을 보낸다. 지극히 사적인 통화를 하지만 일(새 고객의 가입)이라는 이름의 두꺼운 벽을 앞세우고 있다. 어디 문이 있을런지, 아니면 그저 두꺼운 콘크리트 벽일런지는 아직 모르겠다. 나 역시 모호한 대답으로 적당히 회피하고 있지만 어디까지 숨길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 결론은 두가지. 내가 지금 뭐하자는건지? 그리고 이젠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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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마우스 패드

Free 2007. 12. 6. 21:37

지난번의 자작 마우스 번지에 이은 자작 마우스 패드.

사진0002

 

두께 1cm짜리 통유리의 한쪽 면을 갈아서 반투명하게 만들었다. 손에 닿는 느낌이 뭐랄까.. 마우스가 착 달라붙는 느낌이랄까. 손목이 아플 것 같기도 해서 가로로 놓고 쓸지 세로로 놓고 쓸지를 고민하던 찰라.. 마우스를 움직일 때 느껴지던 서걱서걱한(마치 볼펜만 쓰다가 연필을 썼을 때의 손맛같은) 느낌의 정체를 알아버렸다. 마우스를 들고 뒤집어보니 마우스 바닥의 배킹이 갈리고 있었던 소리.

CC-220CW로 팔에 알배기도록 갈아서 만든건데.. 이거 어디다 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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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2day의 블로그로 자동 포스팅기능을 한때는 썼지만, 어째 하루에 한번씩 몇 줄씩 옮겨넣는게 맘에 들지 않아서 삽질 좀 했습니다. me2day의 API 중 하나인 get_posts를 불러들여 적절히 수정해 보여주는 javascript입니다. 아래 첨부 파일을 받으시고, me2monthly.htm을 실행하시면 됩니다. 웹계정을 만든 관계로, 온라인상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링크 : http://www.ra.ne.kr/me2day/me2monthly.htm
소스가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파일을 다운받으셔서 사용하셔도 됩니다.

입력창 세곳 중 첫번째 입력칸에는 자신의 me2 주소(http://me2day.net/ra_ 의 ra_ 부분)을 넣으시고, 두번째 입력칸에는 yyyy-mm 형식의 입력월을 넣으시면 됩니다. 가령 2007-11이라고 넣으면 2007년 11월의 me2day 포스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입력란을 넣으셨다면 "Go!"버튼으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로 옮기실때는 view source버튼을 누르면 포스트에 입력할 수 있는 형태로 표시됩니다. 내용을 복사해서 포스트에 입력하시면 되죠.

동봉된 stylesheet.css를 적절히 수정하시면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드실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들게 수정하셨다면, 안의 내용 중 블로그에 옮길 부분이라는 내용만 복사하셔다가 자신의 블로그 스킨에 추가하시면 됩니다.


활용 예는 제 블로그의 작은 낙서장 카테고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s:
웹서버가 있었다면 온라인으로 확인도 될텐데.... 누구 웹계정 하나만.. 쥘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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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년 전 일이다. 이러저래 일이 있어서 골수검사를 한 적이 있었다. 입원할 때 한번, 그리고 퇴원 전에 한번. 정확히는 첫번째 검사 결과에서 입원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거고, 두번째 검사 결과 퇴원할 수 있는 상태라서 퇴원한거지만, 아무튼.

얼마 전 배우 최강희의 골수 기증에 관한 기사를 보고, 그녀의 반응에서 무척이나 놀라고 말았다. 어쩌면 배우니까, 공인이니까 빈말이라도 "또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을 했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내 경우엔 내 골수를 건드리는건 두 번 다시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고통으로 기억되는 시술이다. 게다가 검사용으로 뽑아내는 골수의 양과 이식용으로 뽑아내는 골수의 양은 차이가 있을 것이고, 그 차이만큼 시간도 더 걸릴 것이고, 즉 더 오랜 시간 고통 속에 몸부림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뜻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다.

해보지 않으면 그 고통을 모른다. 처음 골수 검사를 받을 때는 내가 뭘 하는지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저 병원 응급실 침대에 옆으로 누워 있었을 뿐이었다. 옷을 걷어 올리고, 바지를 내리고 등을 내보였다. 보통 다른 주사와는 다르게 알콜 소독 후에 아주 차가운 느낌이 드는 연고를 넓게 바른다. 잠시 뒤 몇몇의 의사(레지던트겠지)와 간호사들이 다가와 내 팔과 머리, 다리, 허리를 꽉 잡아 누른다. 왜 그런 자세가, 그런 간호사들의 도움이 필요했는지는 주사 바늘이 꼽힌 직후부터 알 수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소리를 질렀고, 무의식 중에 눈물이 흘렀으며 몸부림 치면 위험하다는 의사의 말은 귀로만 들릴 뿐 내 의식까지 닿지 않았다. 그 상태로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대못같이 굵은 바늘이 내 꼬리뼈에 닿아있는 느낌은 뭐랄까... 말 그대로 싸늘한 느낌이다. 그 싸늘함은 두꺼운 바늘이 살을 뚫는 통증보다 더 고통스러운 느낌이다. 더군다나 골수라는게 혈액처럼 쑥쑥 잘 나오지도 않는 것이라, 시술하던 의사는 조금씩 조금씩 주사바늘을 당기며 주사기를 움직였는데, 바늘이 뼈를 긁는듯한 느낌 또한 기억에서 잊고 싶은 고통이다. 골수 검사의 성격 상 마취는 할 수 없으니 나는 그 고통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만 했다.

퇴원 몇일 전에 했던 골수 검사는 나로서는 정말 곤욕스럽기만 했다. 얼마나 고통스러울 지 뻔히 알면서도, 퇴원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검사를 해야만 했으니까. 두번째는 그랬다. 웃으며 주사실에 들어가서, 터져 나오는 비명을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검사용 골수를 다 빼내고 바늘이 뽑혀 나갔을 때는 그 상태에서 탈진한 듯 한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요새는 기술이 많이 발전했으니 전보다 더 고통이 덜한 방법으로 골수를 빼낼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골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마취 방법이 개발되었을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는 아직도 골수를 빼낸다는 시술은 정말 크나큰 고통이며, 그런 과정을 선뜻 또 할 수 있다고 발언한 그녀의 용기에 정말 끊임없는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주고 싶다.

최강희. 그녀는 얼굴도 이쁘고, 마음도 이쁘고... 스타만 아니라면 정말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좋은 아가씨다. 아, 내가 어쩌기엔 나이가 좀 많구먼...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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