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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The Wall

樂書 2004. 10. 1. 08:33


벽은 점점 더 두꺼워져 간다.
벽은 높아져 가고, 넓어져 간다.
이내 커다랗고 단단한 상자가 되어버린다.

벽이라는 이름의 그 상자 앞에 나는 서 있다.
벽 너머에 다가설 수 없던 내 앞에,
들어갈 수 없는 콘크리트 상자가 놓여 있다.


벽이든, 콘크리트 상자든 그게 무슨 상관이냔 말이다.
세상과의 괴리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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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옳은것이고.
무엇이 그른것인가.
정답은 없다.

미래를 알 수 없는 하찮은 인간에겐 무언가를 결단한다는것은, 그 가능성의 여부를 떠나, 어쨌건 모험이다. 도박이다. 정답이란 없다.
솔루션도 없다.

사고로 다리가 절단된 사람도 발의 가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사고로 한사람을 잃은 사람도 그리움을 느낀대서야 이상할건 없겠지.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많은 것을 바랬기에 많은 것을 잃었던 적이 있었다.
그 뒤로 나는 아무것도 바라는게 없게 되었다.
그런줄로만 알고 있었다.
사람이란 별 수 없는가보지.
욕심은 두터운 커튼 뒤에 숨어 있던 것을..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드러나게 되는것을..
왜 진작에 알지 못했을까.
욕심이 아닌 집착인가.
집착이 아닌 위선인가.
위선도 아닌 운명인가.
아니다. 운명이라 함은 너무나도 무책임하다.


팔백구십이일간의 긴 여정에 이제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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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부고 졸업

Imaging 2004. 10. 1. 07:38
좋았지. 후훗..

p.s : 정윤, 사진 땡큐~
그리고 순산 축하~
신의 가호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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