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仲裁)

Free 2009. 9. 4. 11:04

나는 지금 내가 잘 알고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한다. 각자는 스스로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고 나에게 이야기한다. 나는 그 의견에 대하여, 상대가 기분나빠하지 않도록 적절한 거짓과 상황연출을 이용해 최대한 그 의견이 반영되도록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중재와는 확연히 다르다.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와중에 그 중간의 위치에서 심판처럼 방향을 지정하는 것과 달리, 내 경우에는 그들 서로가 서로간의 의견을 교환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감추기 위해서인지, 자신의 의견을 좀 더 반영시키고자 하는 목적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찌되었건 그들은 나를 통해서만 의견을 주고 받는다.

대부분의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서로의 의견이 상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경우에 나는 매우 난처해진다. 모두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며, 그 우위를 논할 수 조차 없는 사람들인데, 상반된 의견이라니. 나는 어느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도 쉽지 않다. 결코 쉽지 않다.

나는 이러한 역할에 대하여 모두에게 안좋은 평을 듣는다. 그도 그럴것이 그 "평"이라 하는 것은 스스로의 의견이 얼마나 잘 반영되느냐를 기준으로 하는 것일테니까.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며, 나 역시 같은 상황에서 그런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진정 걱정하는것은, 수십 년 뒤에 내가 없어진 상황에서 그 둘 사이의 의사소통이 쉽지 않으리라 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괴로운것은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으나, 그 둘 간의 의사소통으로 인하여 그들이 괴로워지는 것은 절대로 원치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너무나 무능력하여 어찌 손 쓸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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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 me2day

작은 낙서장 2009. 8. 31. 23:55
  • 우리나라가 이마큼 발전한 데에는 전시행정(展示行政)의 기여가 크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시행정이 사라져야한다.(국가발전 감사준비)2009-08-12 10:00:14
  • 한의사들은 좋겠다. 인생 한방이거든.(말장난)2009-08-12 10:29:14
  • 문득 “미투의 모 가수 팬클럽 회원들이 irc의 #me2day 채널에 몰려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2000년 초반의 디아블로 채널 같은 느낌이겠지?(irc)2009-08-13 14:39:56
  • 나 어릴땐 그랬다. 돈 많은 사장님 아들들은 매일 점심은 짜장면을 먹는 줄 알았다. 탕수육이 뭔지도 모르던 시절에.(추억 회상)2009-08-17 07:29:46
  • 남극 가서 푹 잤으면 좋겠다. 덥고 피곤하고..(소원)2009-08-18 15:25:34
  • 모든 MMORPG에서 가장 재미있는 MOD는 맨땅이다.(MMORPG)2009-08-18 19:39:46
  • 현질이 가장 유용하게 적용되는 게임이라면… 현실만한게 있을까.(인생뭐별거있어)2009-08-18 21:31:23
  • 서랍을 뒤지다가 몽키 렌치를 몇 개 발견했다. 부자가 된 느낌. 이해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떠하리.(갑부)2009-08-19 12:55:44
  • 드래곤볼을 모아 소원 하나를 이룰 수 있게 된다면… 소원 갯수를 무한대로 늘리는게 소원이라고 말하는건, 당연한거잖는가?(소원)2009-08-21 23:08:56

이 글은 Ra님의 2009년 8월 12일에서 2009년 8월 21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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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모

Free 2009. 8. 18. 20:01

업무시간에 꼭 모자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업의 편리성을 위해 모자를 쓰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이 모자를 근무모라고 생각한다. 근무모라고 해서 딱히 유니폼과 그에 어울리는 형태도 아니고, 안전모 형태도 아니고.. 그냥 햇살이 뜨거우니 볕을 막기 위해 쓰는 모자다. 내가 입사하기 전에 다른 직원들이 같은 디자인의 여러 개를 한꺼번에 구입한 모자라서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이 모자를 가지고 있지만(다른 분들은 rainbow six 모자라고도..), 내 모자는 다른 사람들의 것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하나는 남들보다 좀 더 낡았다는 점이고(자주, 많이 써서), 다른 하나는 깃털장식.

아마도 꿩(아마도 까투리)의 꼬리깃이 아닐까 추축하지만, 자세히는 모르겠다. 일하다 눈에 띄길래 하나 주웠는데 버리기엔 좀 아깝다 싶어서 언젠가부터 모자에 꼽고 다니고 있다. 일할 때 이런 모자를 쓴다는거.. 참 이상한 직장에, 이상한 업무랄수도 있지만, 난 락지자니까.

옵은 str+20, hp+300, int+10, cha+10. Unique. 적어도 9강까지 질러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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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 me2day

작은 낙서장 2009. 7. 31. 23:59
  • 그곳에 가고싶다. Mataiva. 그 바다가 나를 부른다.(photo by clesenne)(여행)2009-07-06 10:23:49
  • 그림의 떡. 칠 수 없는.(망발)2009-07-07 20:47:25
  • 20대라면 산타아가씨!(메리크리스마스)2009-07-10 09:22:31
  • 이번주도 위태위태. 누란지위. 언제나 살얼음판.(결혼)2009-07-13 10:06:53
  • 역지사지? 아니다. 타인은 자신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니 역지사지만으로는 낭패를 보게 된다.(속담)2009-07-13 10:07:17
  • 전 하고싶은건 넘쳐나는데, 해야할것들 때문에 할 수 없으니 시간적 여유만 되면 뭐라도 하게 되지요.(업무 여가)2009-07-13 10:09:40
  • 오바로쿠를 쳐 내~ 가슴에~ 확실한 사랑의 도장을 찍어~(가사)2009-07-13 10:28:26
  • 선택을 못하고 고민하고 있다면, 고민하지 마라.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하게 될 것이니까. 이미 고민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선택)2009-07-13 14:58:34
  • 조선시대의 사농공상? 요새는 사상공농이려나.2009-07-15 21:51:32
  • 아… 하루에 6시간 이상씩 자봤으면…(욕망)2009-07-20 19:13:17
  • 내이름 슬라임 / 고독한 설레임 / 술사준다 한다면/ 목숨 걸 나임(안토슬라임씨에게바치는노래)2009-07-20 23:30:06
  • 신념은 용기보다 강하다.(인생이란)2009-07-29 13:24:41

이 글은 Ra님의 2009년 7월 6일에서 2009년 7월 29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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